"왜 이러는 걸까옹?"..집사의 우쭈쭈 받아주다 '현타'온 고양이

2021.01.27 16:36:52    서윤주 기자 syj13@inbnet.co.kr

 

[노트펫] 집사들의 눈에는 고양이의 모든 행동들이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하다. 그냥 제 갈 길을 가는 모습만 봐도 안아주고 싶고, 뽀뽀해 주고 싶고, 마구 애정표현을 해주고 싶기 마련인데.

 

최근 남집사 성수 씨 역시 막내 고양이 '하치'를 보고 참을 수 없는 귀여움을 느꼈다.

 

방에서 총총총 걸어 나오는 하치가 너무 귀여워 번쩍 안아든 성수 씨. 갈 길을 가다 붙잡힌 하치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잠시 뒤, 상황 파악을 마친 하치는 '아. 이 집사 또 시작이네'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한두 번 당했던 게 아닌 모양이다.

 

하치를 안고 행복해하는 성수 씨와 급 현실 자각 타임을 갖게 된 하치.

 

"에효.. 남 집사가 또 시작이다옹.."

 

둘의 케미스트리를 목격한 여집사 누리 씨는 웃음을 터트리며 카메라를 들었다.

 

누리 씨는 "남편이 갑자기 안으니까 어리둥절해 하다가 곧 언짢아하는 티를 팍팍 냈어요"라며 "너무 귀여워서 얼른 사진을 찍었는데 평소에도 하치는 기분이 표정으로 다 드러나는 편이에요"라고 설명했다.

 

6개월로 추정되는 하치는 아깽이 시절 형제 냥이와 함께 길거리 생활을 하다 업무차 차를 타고 이동을 하던 성수 씨에게 발견됐다.

 

"집사들을 만나서 참 다행이다옹~"

 

차들이 도로에 멈춰있기에 무슨 일인가 확인을 해보니 길 위에 아깽이들이 있어 혹시라도 칠까 봐 다들 대기를 하고 있는 상태였다.

 

한참 주변을 살피던 운전자들이 서행을 하기 시작했을 때 성수 씨는 버스 바퀴 밑에 몸을 숨기고 있는 두 아깽이들을 발견했다.

 

급히 차를 멈춰 세우고 구조를 하러 나서니 치즈 태비는 성수 씨를 피해 재빨리 도망을 쳤고 고등어 태비는 도망가다 턱에 걸려 버둥거리고 있었다.

 

도로 위에 아깽이들을 그냥 두고 갈 수 없었던 성수 씨는 고등어 태비를 안아들고 치즈 태비를 찾으려 노력했다.

 

쪼꼬미 뽀시래기 시절의 하치.

 

하지만 끝내 치즈 태비는 찾지 못했고 결국 한 냥이만 구조할 수 있었다. 그 아깽이가 바로 하치다.

 

처음 병원에 데려갔을 때만 해도 상태가 좋지 않았던 하치는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활발한 캣초딩으로 성장했다.

 

함께 살고 있는 1살 된 시바견 '오반이'와 쿵짝이 잘 맞아 함께 사고를 치곤한다고.

 

하치의 소울 메이트인 형 멍멍이 오반이.

 

하치가 식탁이나 선반 위에 올라가 앞발로 물건을 떨어트리면 오반이가 산산조각을 내는 식으로, 누리 씨 입장에선 환장의 짝꿍이 따로 없단다.

 

꾹줍이(꾹꾹이+쭙쭙이)가 취미라는 하치의 특기는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우사인볼트처럼 뛰어오는 것이다.

 

"자기 전에 꼭 쭙꾹이를 해줘야 한다옹!"

 

식탐이 많아 밥시간이나 강아지들 간식을 주기 위해 봉지를 들면 어디선가 나타나 자기도 달라고 아우성이란다.

 

강아지들 간식이라고 안 주면 집사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앞발로 열어서 먹으려고 하는 대담한 모습도 보여준다.

 

어릴 때부터 강아지와 함께 자라 반 강아지, 반 고양이의 면모를 보여준다는 하치의 첫째 형이자 누리 씨네 대장 6살 '둥스'는 겁 많고 예민하고 엄살킹인 시바견이란다.

 

눈썹 모양으로 구분해보는 시바견 형제. (좌) 초승달 모양 '둥스' (우) 찹쌀떡 모양 '오반이'

 

산책을 하다 남자분이 귀엽다고 쓰다듬을 때는 별로 안 좋아하면서 여자분이 예쁘다 해주면 엄청 좋아하는 호불호가 확실한 편. 그럴 때 보면 어이가 없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단다.

 

누리 씨네 둘째이자 천사 포지션을 맡고 있는 3살 추정 고양이 '다리'는 추운 날 다리 밑에서 발견된 유기묘다.

 

누리 씨네에서 천사 포지션을 맡고 있는 '다리'

 

이동장, 밥그릇과 함께 버려진 다리를 1시간 정도 밀당 끝에 겨우 집으로 데려오게 됐는데 그때의 힘겨움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천사 냥이었다고.

 

동생 하치를 잘 돌봐주고 막내가 아무리 까불어도 하악질 한 번 하지 않았다는 다리.

 

얼마나 착하면 하치가 둥스와 오반이 밥은 뺏어 먹지 않아도 다리 밥은 당당하게 뺏어 먹는다고 한다.

 

밥도 양보하고, 자리도 양보해 주는 의젓한 엉아 다리.

 

그런 하치가 얄미울 법도 한데 다리는 비켜주는 것은 물론 그루밍까지 해준단다.

 

에너지 넘치는 네 멍냥이가 우다다를 하고 나면 뒷정리를 하느라 24시간이 모자랄 정도지만 마냥 행복하다는 누리 씨와 성수 씨.

 

"우리들의 우당탕탕 일상이 궁금하다면 '@d.d.o.h_bros'로 놀러오라옹!"

 

누리 씨는 "우리 털뭉치 친구들. 어쩌다 보니 우리가 이렇게 한 가족이 되고 하루에도 몇 번씩 즐거웠다가 티격태격하는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네"라며 "가끔은 너무 정신이 없어서 영혼이 가출한 적도 있지만 산다는 건 다 그런 거 아니겠니"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투닥거려도 좋으니 다들 잘 지내면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곁에 있어줘"라며 "누나랑 형아가 많이 많이 사랑해"라고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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