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펫] 한 구조대가 500일 넘게 도주극을 벌인 반려견을 잡기 위해 주인의 티셔츠를 유인 도구로 활용했다고 지난 26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CNN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호주의 캥거루 섬(Kangaroo Island)에선 2023년 11월 가족과 함께 캠핑을 왔던 암컷 미니어처 닥스훈트 '발레리(Valerie)'가 실종됐다.
당시 사람들은 발레리를 찾았지만, 이상하게도 녀석은 도망쳤다. 이후 발레리는 기나긴 유랑 생활을 시작했다고.
캥거루 섬에 계속 있을 수 없던 가족은 집으로 돌아갔다. 대신 캉갈라 야생동물 구조대(Kangala Wildlife Rescue)가 이들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구조대는 다양한 덫과 유인책을 동원하는 등 대규모 수색 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광활한 캥거루 섬에 비해 발레리는 몹시 작은 개였던 지라 녀석을 쉽게 잡을 수 없었다.
특히 캥거루 섬은 수풀이 무성해서 녀석이 숨을 만한 곳이 많았다. 아울러 섬에는 많은 야생 동물이 살고 있었기에 덫 안의 먹이를 다른 동물이 먹을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발레리를 포획하는 일은 점점 늦어졌다. 어느덧 해가 2번이나 바뀌었지만, 발레리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구조대는 수색 작업을 꾸준히 이어갔다. 이때 구조대는 발레리의 주인이 12시간 교대 근무를 하며 입었던 티셔츠로 녀석을 유인하기로 했다.
주인의 체취가 가득 묻어 있는 티셔츠는 발레리를 유인하기에 탁월한 도구였다. 구조대는 티셔츠를 찢어서 덫으로 향하는 길에 뿌려 놓았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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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법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주인의 냄새를 맡은 발레리는 경계심을 풀었고, 덫 안에 있는 구조대원에게 스스로 다가왔단다. 이후 마침내 529일 만에 포획된 발레리.
구조대 측은 이달 25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발레리는 안전하게 구조됐고 건강합니다. 녀석은 이제 사랑하는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조만간 발레리는 주인과 재회할 예정이다. 다수 네티즌은 "여러분 모두 훌륭합니다. 정말 놀라워요", "역대 최고의 구조팀. 발레리를 구하고자 전개했던 모든 일에 감사합니다", "놀라운 소식이네요. 발레리가 무사히 잡히도록 노력해 주셔서 고마워요"라며 구조대를 향해 갈채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