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펫] 공사 현장에서 전신이 아스팔트의 주요 물질로 뒤덮인 여우가 발견됐다고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Waltham Forest Echo'가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영국 리 브릿지 로드의 한 공사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던 인부들은 지난 5월 22일 고통에 찬 울음소리를 들었다.
이들은 도로 표면에 달라붙은 새끼 여우 1마리를 발견했다는데. 녀석은 끈적이는 검은색 물질에 젖어 있었다.

당시 여우는 공사 현장에 들어왔다가 '비투멘(Bitumen)'이 담긴 용기에 빠져 4시간 넘게 갇혀 있었단다. 비투멘이란 석유를 정제한 뒤 남는 검은색 물질로, 도로 포장재인 아스팔트의 주요 성분이다. 점성이 매우 높으며, 도로포장이나 방수 재료 등에 사용된다.
여우는 간신히 용기 밖으로 나왔지만, 끈적이는 비투멘으로 뒤덮인 몸을 가누지 못해 쓰러졌다가 그대로 몸이 도로 표면에 달라붙었다.
야생동물 전문 병원 'South Essex Wildlife Hospital'이 지난달 27일 공식 페이스북에 공개한 사진은 곤경에 빠진 새끼 여우의 모습을 보여준다.
인부들은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어미 여우가 새끼 여우를 땅에서 떼어내려 애쓰는 모습을 봤단다. 안타깝게도 새끼 여우는 치료를 받기 위해 엄마와 헤어져야 했다.
비투멘은 접착력이 매우 뛰어나고 물로 거의 제거가 되지 않기 때문에 도로에서 여우를 떨어뜨리는 일은 매우 어려웠다. 자칫 함부로 떼어내면 다리가 부러지거나 심각한 일이 생길 수 있었다.
구조대는 간신히 도로 표면에서 여우를 떼어내 병원으로 이송했다. 여우는 비투멘에 젖어 있을 뿐 아니라 다리도 성치 않은 상태였다. 아마 바닥에서 떨어지려 애쓰는 과정에서 다리가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의료진은 베이비 오일 등을 사용해서 닦여지지 않던 비투멘을 제거했으며, 엉겨 붙은 털 일부를 잘라냈다. 이들의 수고로 여우는 다시 예쁜 주황빛 털을 되찾았단다.
당분간 의료진은 여우의 다리 부상을 치료하는 데 전념할 듯하다. 기쁜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고맙다는 말로 충분하지 않지만, 작은 여우를 도와줘서 감사해요", "여우를 위해 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우가 엄마랑 재회하면 좋겠어요. 녀석을 도와줘서 고맙습니다"라며 감사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