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펫] 함께 살아온 보호자가 세상을 떠나고 강아지가 홀로 남겨지자, 보호자의 아들이 대문 앞에 강아지를 묶어놓은 모습이 사람들의 염려를 샀다.
때는 지난 13일, 애니멀커뮤니케이터 하모니 님(이하 제보자)은 지인으로부터 연락 한 통을 받았다.
당시 지인은 길을 걷다 어느 집 대문에 짧은 줄로 묶여 있는 강아지를 발견했다는데. 작은 몸집에 털이 꼬질꼬질해 오랫동안 돌봄을 질 받지 못한 모습이었다.

지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더니 이 강아지는 최근 돌아가신 한 할머니 보호자가 7년 간 키우셨다고 했다.
그런데 보호자의 아들이 이제 고시원으로 이사를 간다며 문 앞에 강아지를 내놓은 것이다. 이사 날인 바로 다음 날까지 아무도 데려가지 않으면 시보호소로 보낼 예정이라고 했다.

환경이 열악하고, 안락사가 시행될 수 있는 시보호소의 현실을 알고 있는 지인은 걱정되는 마음에 제보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제보자는 "혹시 누군가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인스타그램에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구조 경험도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지만 일단 마음이 급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많은 사람들이 빠르게 소식을 공유해준 결과, 입양을 희망한다는 한 부부의 연락을 받았다. 당장 내일 이사가 끝나면 보호소에 가게 되는 상황이었고, 마침 이 부부도 강아지를 키우면서 새로 한 마리를 더 키우려고 보호소를 알아보던 참이었기에 운이 좋은 상황이었다.
사실 아들도 상황이 좋지 않아 강아지를 내보내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런데 입양처로 이동하던 강아지가 차 안에서 설사를 하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강아지가 집에 있을 때 라면을 먹었던 것이다.
입양자는 24시 병원을 찾아가 검사해 보니 파보, 췌장염, 심장 사상충 양성이 나왔다고 말했다. 결국 전염병이 염려돼 입양을 포기했고 강아지는 다시 원래 집으로 돌아왔다.
이사 시간이 다가오자 제보자는 초조해졌다. 게다가 안 좋은 건강 상태 때문에 입양자를 구하기도 더 어려워질 것이 뻔했다.

천만다행으로 임시 보호자가 나타나 이사가 끝나기 전 아슬아슬하게 강아지는 구조됐다. 그리고 임시 보호자가 재검사를 했는데, 파보·췌장염·심장사상충 아무것도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었지만 제보자는 일단 강아지가 건강한 것에 안심하고, 앞으로 새 가족을 찾아주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미용도 하고 제대로 된 돌봄을 받자 강아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꽤 힘든 시간을 보냈음에도 사람에게 빠르게 마음을 열어줬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강아지에게는 '호두'라는 이름과 평생 가족이 생겼다. 바로 임시 보호자가 녀석을 입양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호두 보호자는 "아이가 이미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다시 여러 사람을 만나 친해지고 헤어지는 일을 겪어야 하는 것이 마음 아팠다"며 "더 이상 반복적인 만남과 이별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아 가족회의를 거쳐 입양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호두가 성공적으로 입양되기까지는 안타까운 모습을 외면하지 않은 제보자와 지인, 인터넷에 소식을 퍼트려준 네티즌들, 입양까지 결심한 임시 보호자의 노력이 있었다. 덕분에 호두는 앞으로 두 번 다시 이별을 겪지 않고 남은 생을 보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