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반려동물을 입양하면 혹시나 깨질까 부서질까 반려동물을 아끼고 사랑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릇된 정보로 인해 더 좋지 않은 상황에 몰리기도 합니다. '김진희의 심쿵심쿵'이 우리 아이 건강하게 키우는데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칼럼을 진행하는 김진희 수의사는 2007년부터 임상수의사로서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어린 반려동물 진료 분야의 베테랑입니다. 현재 경기도 분당에 소재한 '행복이 있는 동물병원' 정자점 원장입니다.
병원 문을 열자마자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보호자가 품 안에 두 달 남짓한 말티즈를 안고 들어 오셨다.
보호자는 강아지가 어제밤부터 설사를 한다며 장염에 걸린 것이 아닌지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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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찾아보니 어린 강아지가 설사하면 죽을 수도 있다고 해서 밤새 걱정돼서 잠을 못 이루셨다고 한다.
아직 접종이 다 끝나지 않은 어린 강아지가 설사를 한다고 내원하면 혹시 파보 장염 같은 전염성 질환에 걸렸을까 봐 나도 같이 마음이 덜컹 한다.
다행히 강아지는 식욕 테스트를 겸해서 준 사료 몇 알을 맛있게 받아 먹었고, 변검사에서도 특별한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설사의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보호자랑 대화를 나눠보니 집에 온지 사흘 됐는데 몸에서 냄새가 너무 나서 전날 목욕을 시켰다고 한다.
강아지를 입양하고 나서 보호자들이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목욕을 시키는 것이다.
400~500그램 정도의 작은 강아지를 씻기고 말리는 일은 보호자 입장에서도 진땀 나는 일이지만 강아지 입장에서는 더 큰 시련이 될 수 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 만으로도 충분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목욕까지 하게 되면 면역력이 떨어져서 기침과 콧물, 설사나 식욕부진 등 몸에 이상신호가 올 수 있다.
따라서 집에 오면 최소한 열흘 정도는 목욕을 피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게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
그렇다면 보호자들의 목욕 욕구를 부르는 강아지 냄새의 원인은 무엇일까?
강아지들 냄새의 주요 원인은 주로 눈물냄새와 소변 냄새이다.
잘 닦아주지 않은 눈물과 눈꼽 등이 눈 주위에 오래 묻어있으면 악취를 생성하고 심한 경우 피부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강아지들은 다리에 힘이 약해서 뒷다리나 엉덩이를 소변으로 적시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해당 부위를 물 티슈 등으로 가볍게 닦아 주고 마른 수건으로 말려주면 전체 목욕을 하지 않아도 냄새를 없앨 수 있다.
강아지들의 평균 수명은 약 15년 정도이다. 가족이 된 이상 앞으로 500회 이상의 목욕 기회가 기다리고 있으니 목욕 욕구는 잠시 접어 두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