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물론 나는 네가 늘 뒤척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너는 잠결에 앞발을 휘저으며 땅 위에서 마른 헤엄을 치다가 깨어나곤 했다.
그럴 때면 너는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무언가 찾으려는 것처럼 어스름한 새벽 공기만 눈을 가늘게 뜨고 한참 들여다보고는 했다.
네가 누군가와 같이 있는 모습도 나는 본 적이 없다. 아무도 너와 친해지고 싶어 하지 않았고 너는 아무에게도 관심이 없었다.
햇빛이 내려앉아 다들 한가롭게 일광욕하는 날씨에도, 비가 부슬부슬 내려 모두가 나름대로의 아지트에서 물기를 피하려 할 때도 넌 혼자서 평소와 다를 것 없이 행동했다.
마치 연료를 비축하는 것처럼 늘 욕심을 내서 먹었고, 거리의 소리가 잠잠해지는 시간이 되면 그제야 가만히 발을 모으고 앉아 꿈을 꾸었다.
너의 꿈이 어디쯤에 닿아 있는지 우리는 몰랐다. 그곳은 아마 네가 새벽녘에 안개 사이로 그립게 바라보는 그 어느 곳일 터였다.
가보지도 못한 곳을 그리워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너를 보고 깨달았다.
언젠가 네가 정말 꿈을 좇아 떠난다면 나는 너를 말릴 수 없을 것이라는 것도.
박은지 <흔들리지마 내일도 이 길은 그대로니까>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