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지난 2016년 미국 텍사스 주(州)에 사는 조니 심슨(62세)은 새벽에 심한 가슴 통증으로 깨서, 응급실에 실려 갔다. 그리고 심장마비 수술을 받기 위해 응급 헬기를 타고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시에 있는 큰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러나 심슨은 여러 가지 검사를 받고 나서, 심장마비가 아니라 ‘상심 증후군’으로 알려진 타코츠보 심근증(Takotsubo cardiomyopathy)이라고 진단 받았다. 방사선 사진에서 심슨의 동맥은 막히지 않고, 깨끗하게 잘 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에서 한 여성이 반려견을 잃고, 말 그대로 심장이 마비된 것 같은 통증을 느끼는 상심 증후군을 경험했다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코츠보 심근증은 배우자나 자녀를 잃은 뒤에 심장마비와 유사한 증세를 느끼는 스트레스성 심근증이다. 심슨은 최근에 가족이 아닌 요크셔테리어 반려견 ‘미하’를 잃고, 깊은 비탄에 빠져있었다.
심슨의 사례는 이번 주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드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논문에 실렸다. 반려동물 죽음과 관련된 상심 증후군 사례는 이미 있었지만, 반려동물 상심증후군이 가족 상심증후군 만큼 심각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물론 심슨에게 지난해는 여러 모로 힘든 해였다. 아들이 수술을 받았고, 사위가 실직했고, 부동산 매각이 순조롭지 못했다. 그러나 자식을 모두 독립시키고 나서 딸처럼 여겼던 9살 반려견 미하의 울혈성 심부전 진단이 가장 큰 고통이었다.
지난해 5월 미하의 안락사를 결정했다가, 미하의 상태가 호전되자 안락사를 취소했다. 그러나 미하가 안락사를 취소한 다음날 병으로 숨져, 큰 충격을 줬다.
심슨은 의사의 상심 증후군 진단을 듣고 나서 “(아픈 이유를) 완벽하게 이해했다”며 “(미하를 잃고) 가슴이 미어질 듯 했고,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심슨은 현재 고양이 '버스터'만 키우고 있지만, 언젠가 다시 반려견을 입양할 생각이다. 심슨은 “그러나 반려동물은 많은 사랑과 우정을 주기 때문에 나는 다시 반려동물을 들일 것”이라며 “상심 증후군이 나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