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된 폭탄 원료 니크로글리세린
[노트펫] 폭탄주(酒)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진짜 폭탄에 관한 내용이죠. 정확히 말하자면, 폭약의 원료로 쓰이는 니트로글리세린(Nitroglycerin) 이야기입니다.
작가가 또 수의학 빙자해서 딴 소리 하네... (JTBC 썰전 캡쳐) |
알프레드 노벨이 다이너마이트를 개발하게 된 밑바탕에, 니트로글리세린 폭약 사고로 인한 친동생 에밀의 죽음이 있었다는 사실은 유명합니다.
니트로글리세린은 기존에 사용하던 흑색 화약(Black Gunpowder)에 비해 압도적으로 강한 폭발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여러 산업현장에서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극도로 불안정한 화합물이기 때문에 원치 않는 시점에 폭발하게 되어 많은 사람들이 사고로 사망하는 일이 있었죠.
노벨은 여러 시도 끝에 니트로글리세린에 규조토를 섞으면 폭발력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도 안정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 새로운 화약에는 다이너마이트라는 이름이 붙었고, 그대로 폭탄의 대명사처럼 사용되게 됩니다.
그런데 노벨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이 물질이 생물체 내에 직접 흡수되는 경우의 작용입니다.
체내로 흡수된 니트로글리세린은 산화질소(Nitric Oxide, NO)를 발생시키고, 산화질소는 심혈관계의 신호분자로 작용해 혈관을 확장시켜 심장에 걸린 과부하를 해소해줍니다.
폭탄도 약에 쓰려면 있다더니... (네이버웹툰 선천적 얼간이들 캡처) |
이러한 작용은 1866년 다이너마이트가 개발된 이후 십여 년이 지난 뒤 알려지게 됩니다. 덕분에 니트로글리세린은 1878년에 의약품으로 다시 탄생하게 됩니다.
여러 방식으로 투여할 수 있으나 주로 설하정(혀 밑에 넣어서 흡수하는 방식)과 패치(피부에 붙여서 흡수하는 방식)로 사용됩니다.
강아지나 고양이에게도 같은 기전으로 비슷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수의 분야에서 만성 심부전이나 고혈압에 대해 처방되기도 하지요.
극도로 불안정한 물질이라더니, 어떻게 약으로 쓰냐구요?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니트로글리세린은 폭약으로 사용되는 원액이 아니라 희석되어 있기 때문에 안정한 상태가 유지됩니다.
한때 외국에서 니트로글리세린 패치 위에 제세동기(심장충격기)를 작동시키면 폭발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사실일까요? 미국의 유명 실험 프로그램인 미쓰버스터(Mythbusters)에서 직접 실험해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났습니다.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