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캣대디표 음수대와 사료대. 한국 겨울 날씨에 맞춰 보온재로 감쌌다. |
[노트펫] "우리나라에도 있음 좋을거 같다고해서 만들었네유..개당 2만원에 만들어 드려유."
"고양이 없어도 주위에 팔면 되유. 눈탱이 쳐서 5만원에ㅋㅋ"
괴짜 캣대디가 만든 겨울용 길고양이 음수대와 사료대가 화제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사용하는 이민섭씨. 스스로를 고양이대학원(?)을 수료했으며, 안드로메다 정보국 외계인 포섭 위원장이 직업이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체를 숨기기 위해 건축 및 산업 도장과 함께 파이프 기술자로 일하고 있다.
동네 길고양이들의 뒤를 돌봐주고 있으며 집에선 고양이들을 입히고 재우고 먹이고 있다. 챙겨주는 동네 밥자리만 18곳. 집에는 12마리가 있다. 삶의 현장에 나갈 땐 고양이를 태워 가는 일도 종종 있다.
또 일을 하러 가는 곳이라면 항상 그곳에서 만난 길고양이들을 소개하는 것을 빠뜨리지 않는다. 열혈 캣대디다.
해외 동물보호단체가 만든 것으로 알려진 외벽 설치형 사료대와 음수대. |
그런 그가 최근 파이프를 사용해 길고양이용 음수대와 사료대를 만들었다. 건물 외벽에 걸어서 사용하는 이것들은 원래 해외의 길고양이보호단체에서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간을 적게 차지하고, 주변을 어지럽히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먼지나 나뭇잎, 흙이 들어차는 것도 덜하다.
우연히 SNS에서 어떤 이가 우리나라에도 있으면 좋겠다면서 올린 사진을 보고, 캣대디로서 전공을 살려 보기로 했다. 이걸 위해 온전히 하루를 썼다.
길이 1미터에 지름 75밀리미터의 PVC 파이프를 사용했다. 아랫 부분은 직각으로 작은 관을 연결했다. 사용하지 않을 때를 위해 뚜껑도 달았다.
이렇게 두 개가 한 세트가 돼 사료와 물을 공급한다.
음수대의 경우 물이 너무 적게 들어가지 않느냐고? 윗뚜껑이 그 문제를 해결해 준다.
아랫 뚜껑을 닫고 물을 가득 부어준다. 그리고 윗뚜껑을 닫아주면 밀폐되면서 물이 쏟아지지 않는다. 공기구멍 조절로 아랫쪽에 물이 채워 지도록 하는데 8리터를 채우면 8시간에 걸쳐 아래로 흐르도록 했다.
이미 자신의 고양이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도 진행했다. 결과는 대만족.
겨울철이라 밖에 설치할 경우 얼을 가능성이 있다. 보온재로 파이프를 감싸주면 이문제 역시 해결된다. 물높이를 확인할 수있는 장치까지 달아 오며가며 물을 채워줄 수 있도록 했다.
음수대와 사료대를 만드는 김에 집도 함께 만들었다. 재료는 역시 파이프였다. 담벼락이나 1층 베란다 쪽에 놓으면 되는데 뚜껑도 달았다. 개구리 모양의 뚜껑인데 다이소에서 파는 휴지통 뚜껑이라는 것은 비밀이 아니란다.
"보온재를 쓰느라 판매가격을 2만5000원으로 올렸네유. 겨울철 길고양이를 위해 많이들 사주세유~" 투박한 제품일 수 있지만 고양이 사랑하는 마음은 오롯이 녹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