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때로 위로가 필요하지 않은 날들이 있었다.
누군가의 위로가 나를 늘 일으켜 세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에는 그저 덤덤하게 걸어보기도 했다.
멍하니 주저앉아 울적하게 하늘을 바라보며 여유 부릴 수 있는 마음은, 모든 것이 한풀 꺾이고 나서야 비로소 생겼다.
아무리 고통스러운 일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옅어지고 마침내는 사라지기도 한다. 그 과정을 몇 번이고 겪으며 나는 기대지 않는 법을 배운다.
다만 그때 굳이 다시 한 번 내밀어주는 누군가의 손길은 그럼에도 나아지리라는 기대와 희망을 손톱만한 씨앗처럼 심어 두고 지나가는 것이었다.
박은지 <흔들리지마 내일도 이 길은 그대로니까>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