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걸렸다.. |
[노트펫] "너너너! 딱 걸렸어~ 역시 안 볼 때 두 발로 걸어 다닐 줄 알았어!!!"
8개월 된 브리티시숏헤어 죠이를 키우고 있는 혜라 씨. 언젠가부터 죠이 이 녀석이 의심스러웠다.
가끔씩 등 뒤에서 죠이가 두 발로 서서 지긋이 쳐다보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느낌을 받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뒤를 돌아다보면 녀석은 항상 네 발로 "뭔 일 있어?" 하는 이런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럼에도 한 번 든 의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그 현장을 잡기 위해 정신을 바싹 차리고 있었다.
이날 딱 현장을 잡았다. 약간 방심하고 있었는지 미처 앞발을 땅에 딛지 못한 상태로 포착됐다. 표정이 자신도 걸린 것을 아는 모습이었다.
혜라 씨가 죠이의 2족보행을 의심했던 것은 느낌 만 이상해서는 아니었다.
고양이들도 종종 2족보행을 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위장한 2족보행치고는 이 녀석은 서툴렀다.
내가 왕년에 권투 좀 배웠다고. 이건 훅이야. |
죠이가 이제 두 살이 된 래브라도리트리버 두리와 놀던 때였다.
먼저 가족이 된 두리가 죠이와 잘 지내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됐지만 이틀 만에 친해졌다. 지금은 가끔 죠이가 두리 녀석을 그루밍해 줄 정도다.
그래도 종종 이 녀석 둘이 투닥이는 것은 피해갈 수 없다. 그러다 죠이가 2족보행을 한 채 권투 선수처럼 앞발을 쓰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자세가 타고난 2족보행이 아닐까 싶었다.
아니 왜 이제 시킨거야, 나 얼마나 하고 싶었는데. |
한 번은 이런 적도 있었다. 집사들은 종종 2족보행하는 모습이 귀여워 간식 등으로 2족보행을 유도하고는 한다.
그것이 궁금했던 혜라 씨. 이 녀석을 유혹해 봤는데 뒷발을 굳건히 땅에 딛고 앞발은 몸통에 착. 마치 '왜 이제 시켜줬어?'하는 투였다.
물론 어설픈 2족보행 연기를 할 때도 있기는 했다.
죠이, 2족보행이 좀 어색한데.. |
두리의 꼬리를 장난감 삼아 놀던 죠이, 허리를 굽혀 2족보행이 버거운 모습을 보였던 것. 그래도 뒷발은 땅에 착, 2족보행의 기본은 결코 흐트러지지 않았다.
어느날 아침 오붓하게 창밖을 감상하고 있는 두리와 죠이 |
"죠이야, 이제 굳이 너의 2족보행 능력을 숨기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제발 두리 엉아 좀 그만 괴롭히면 안될까?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