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서울대 졸업식에서 수의과대학 졸업생이 졸업생 대표로 연설을 하게 됐다.
서울대는 오는 26일 열리는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수의과대학 수의학과 김건(27·사진) 씨가 졸업생 대표 연설을 한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1월 치러진 수의사국가시험에 합격, 수의사가 된 김건 씨는 평점 4.15로 수의과대학 졸업석차 2등을 기록했다.
수의과대학 총동창회장상을 받고, 대표 연설자로 나서는 셈.
휴학 2년을 포함, 지난 8년 간의 학교 생활 동안 김건 수의사가 보여준 활동이 대표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김건 수의사는 학창시절 아버지가 퇴사한 뒤 식당을 개업하는 등 생업에 눈코뜰새 없이 바빠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했다.
지난 2010년 서울대 수의과대학에 입학한 이후 대학 내내 국가장학금과 저소득층 장학금을 받아 등록금을 냈고, 생활비는 아르바이트와 근로 장학금으로 충당했다.
학업을 따라가기도 벅찬 환경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지난 2012년 수의예과 2학년을 마친 뒤 2년간 봉사활동에 전념했다.
교회를 통해 미국 유타주와 서울 구로구, 노원구 등의 복지원에서 청소나 설거지를 하고 아이들과 노인들을 대상으로 영어도 가르쳤다.
봉사활동을 통해 더 어려운 이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간 아르바이트로 벌었던 돈을 봉사활동 기간의 생활비로 썼다.
2015년에는 학생 신분에서 결혼했다.
그는 "학생이다 보니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지금의 아내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일사천리'로 결혼했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그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사람을 보는 눈이 더 깊어졌고 무엇보다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과 결혼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며 "그 친구가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수의사는 "'나는 특별한 사람이다'라는 말을 언제나 기억해주기를 바란다"며 "세상에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 분명히 있다"고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학생 때 모든 분야에 관심이 많고 매사 적극적이고 긍정적이었다는게 주변의 평가다. 김 수의사는 수의과대학 대학원에 진학, 약리학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