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부탁해>가 기대되는 이유
[노트펫] 강아지가 훈련을 받아들이는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고양이에게도 일종의 훈련은 가능하다.
그리고 훈련이 필요한 순간들도 있다.
이를테면 위험한 장소에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하거나, 함께 사는 다른 동물과 싸우지 않게 하는 것 등은 어떤 방식으로든 교정이 필요한 부분들이다.
하지만 고양이는 강아지와 달리 사람의 말을 듣고도 자신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그냥 무시해 버린다.
또 스스로 유추하여 행동에 옮기는 영리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고양이의 자연스러운 행동 변화를 유도하지 않으면 훈련을 진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강아지와 사는 반려인들이라면 아마 곤란한 순간마다 강형욱 훈련사의 도움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
개통령이라 불리기도 하는 강형욱 훈련사는 TV 프로그램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를 통해 강아지와 소통하고 가정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여러 가지 팁을 나누고 있다.
그리고 이번 3월부터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 이어 '고양이를 부탁해'라는 코너가 새로 런칭되었다.
강아지와 마찬가지로 집에서 뭔가 문제를 겪고 있는 고양이들의 현 상황을 분석하고, 전문가가 문제를 해결해주는 코너다.
그 첫 번째로는 4묘 가정의 사례가 등장했다.
고양이 동율이가 동글이를 따라다니며 때리고 괴롭히는 것이 문제였다.
어릴 때는 오히려 어린 동율이가 동글이의 보살핌을 받고 지냈다는데, 언제부턴가 격렬한 괴롭힘으로 치닫는 상황으로 바뀌어 버렸다고 한다.
서로 행복하길 바라면서 함께하는 집사 입장에서는 두 마리 모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이 안타까울 수밖에 없었다.
이에 나응식 수의사가 집을 방문하여 상황을 분석했다.
그는 고양이의 세계는 모계사회라는 점을 먼저 지적했다.
암컷인 동글이가 수컷인 동율이의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지지 않고 버티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둘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고양이에게 꼭 필요한 각자의 공간 확보가 우선으로 이루어졌다.
동글이를 위한 방을 따로 분리해 주고, 방문을 사이에 둔 채 동율이와 동글이에게 따로따로 간식을 주며 서로를 인식하게 했다.
이에 동글이는 식탁 밑에만 숨어 있던 평소와 달리 방안의 캣타워에서 편히 쉬는 모습을 보였다.
서로를 의식하며 간식을 먹게 하는 훈련의 경우 시간을 들여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핵심이라고 나 수의사는 조언했다.
사이 나쁜 고양이뿐 아니라 새로 입양한 고양이를 합사시킬 때에도 서로 대면하지는 못하도록 방문을 사이에 둔 채, 서로의 냄새나 소리만 들으면서 간식을 먹여 긍정적인 기억을 강화시켜 준다.
반대로 집사가 고양이의 이름을 부르면서 매번 목욕이나 발톱 깎기, 약 먹이기 등 싫어하는 행동을 반복해서 하면 고양이는 절대로 이름을 듣고 가까이 오지 않게 된다.
싫어하는 행동을 할 때는 이름을 부르지 않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강아지든 고양이든 어떤 행동을 하는 데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는 점이다.
그걸 문제로 받아들인 뒤 그들의 본능이나 성향, 관계를 읽어 해결해나가는 것은 사람들의 몫일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 시작하는 <고양이를 부탁해>의 역할이 기대된다.
반려묘 가정에서 겪고 있는 다양한 고충을 수면 위로 드러내는 동시에, 그에 대해 고양이의 시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구체적으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고양이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반면 고양이에 대한 이해도는 아직도 낮다.
많은 사람들이 막상 고양이를 입양했다가 '얘가 왜 이러지?' 하고 당황하며 심하면 파양하기도 한다.
고양이를 키우는 일은 언제나 물 흐르듯 평화롭지 않다.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문제에 대해서 대처하려는 마음의 준비는 물론, 그 방법에 대한 공부도 필요하다.
한편, EBS1 <고양이를 부탁해>는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45분에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