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집에서 도시가스를 사용하시는 분들은, 정기적으로 검침원이 방문해 가스가 누출되지 않는지 점검하는 과정을 지켜보셨을 겁니다.
만약 검침원의 방문 시간을 맞추기 어렵거나, 최근 점검을 했더라도 가스 누출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물과 주방세제를 1:2로 섞어서 만든 비눗물을 사용해 직접 확인해볼 수도 있다고 하지요.
요즘은 기술이 발달했는지, 비눗물을 쓰는 게 아니라 탐침을 가져다 대면 바로 가스 누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감지기를 사용하시더군요. (출처 : 영남일보) |
동물병원에도 가스를 사용하는 곳이 있습니다. 목적은 좀 다르지만요. 집에서 쓰는 도시가스는 주로 음식물의 조리에 사용되지만, 동물병원에서는 마취를 위해 가스를 사용합니다.
수술을 위해 사용되는 마취 가스는 액체 형태로 유통됩니다. 변질과 혼동을 막기 위해 종류별로 고유한 색깔로 포장된 호흡마취제들은, 액체 형태 그대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마취 기계를 통해 기체 형태로 만들어 산소와 함께 공급해야 합니다.
때문에 마취를 위한 시스템들은 여러 기계와 도관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마취제들을 기체 상태로 만드는 기화기(Vaporizer)는 물론이고 산소 공급관과 감압기, 호흡회로, 가스 흡착기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지요.
기기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전투기 조종석처럼 생긴 녀석도 있습니다. (출처 : Midmark Matrx) |
마취 담당의는 물론 상황에 따른 마취의 도입 및 심도 조절과 응급상황에 대한 적절한 대처를 위해, 각 시스템의 구성부가 하는 일, 작동 원리, 조작법을 모두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물론 각 기기들 가운데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거나, 가스가 새는 일이 발생하게 되면 치명적인 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 시스템이 올바로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법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마취 시스템별로 누출 여부를 점검하는 방법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경우 (산소가 환축 쪽으로 배출되는 부분인) 호흡 회로의 끝부분과 (환축으로부터 나온 기체가 배출되는 부분에 해당하는) 팝오프(Pop-off) 배출구를 모두 차단한 뒤 시스템에 산소를 공급시킨 후, 산소 압력이 유지되는지를 확인합니다. 만약 압력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회로의 어딘가에서 가스가 새고 있다는 걸 알 수 있겠죠.
도시가스와 마찬가지로 비눗뭇을 통해 누출부를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출처 : Veterinary Team Brief) |
보통은 사람이 직접 연결해야 하는 부품을 잘못 결착시켜서 이 틈으로 누출이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정확히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 알 수 없을 경우 고전적인 수법(?)인 비눗물 칠하기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가끔은 가장 단순한 방법이 가장 명쾌한 답을 내어 주기도 하는 셈이죠.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