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최근 조부모님 댁에 방문한 형석 씨는 낯선 광경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조부모님 댁 마당 한구석을 고양이들이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두 마리도 아니고 무려 일곱 마리.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형석 씨로써는 꽤나 당황스러운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 집에 왜 들어왔냐옹~!" |
워낙 시골인지라 근처에서 돌아다니던 길고양이들이 많은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집까지 차지해 버릴 줄은 몰랐던 형석 씨.
할머니께 사정을 여쭤보니 길고양이 중 하나가 어느 날 집에 들어와 무작정 새끼를 낳았다고 한다.
아무리 그래도 갓 새끼를 낳은 아이를 쫓아낼 수 없어 그냥 놔뒀더니 이렇게 마당을 점령해 버렸다고.
손주로써 빼앗긴 마당을 되찾아 드려야 하나 싶었던 형석 씨는 우연히 아궁이에서 마주친 아깽이파의 위협적인(?) 포스에 얌전히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이 구역은 우리가 접수한다옹~!" -아깽이파 일동- |
이 구역은 우리가 접수했다는 듯 우르르 몰려 한 발도 물러서지 않을 기세로 아궁이를 지키는 녀석들.
형석 씨는 그런 녀석들을 마주한 후,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아 잘 몰랐는데 막상 새끼 고양이들을 마주하니 그 귀여움에 마당뿐 아니라 뭐든 내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저희들끼리 옹기종기 모여있는 아깽이파의 귀여움에 심장 폭행 당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아깽이파 행동대장 |
본인은 그렇다 치고 하루아침에 마당을 빼앗겨버린 할머니, 할아버지의 심기가 불편하시진 않을까 걱정됐지만, 워낙 정이 많으신 분들이라 무심한 척 고양이들을 챙겨주느라 바쁘시다고 한다.
특히 할아버지께서는 마당에 있던 잡동사니들로 뚝딱 집까지 만들어주셨다고 한다.
이건 마당을 뺏긴 게 아니라 자진해서 모시고 계신 것이나 다름없는 것 같다.
두 분은 엄마 꼬리를 가지고 장난치는 모습을 손주의 재롱 보듯 흐뭇하게 바라보시기도 하셨다고.
형석 씨는 "적적했던 시골 조부모님 댁에 대식구가 생기는 행운이 찾아와서 좋다"며 "그래도 밥 많이 먹고 얼른 독립해 조부모님들의 마당은 돌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마음씨 따뜻한 할머니, 할아버지 덕분에 마당을 저희들 집 삼아 마음 푹 놓고 뛰어오는 달콤살벌한 아깽이파가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본다.
"할머니, 할아버지 집사, 고맙다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