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아파트 순찰 중 죽어가는 새끼고양이를 구조한 순경이 집사를 자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청은 지난 22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새끼고양이는 현재 무척 건강한 어른 냥이가 됐다"고 밝혔다.
부산 양정지구대에 근무하는 김연희 순경은 지난 2016년 여름 아파트 순찰 중 비둘기가 죽어있다는 신고를 받았다.
김연희 순경이 구조한 당시 새끼고양이. |
신고에 따라 출동한 곳에는 비둘기 사체 대신 개미떼에 둘러싸인 새끼고양이가 있었다. 가정에서 버려졌는지 길고양이가 출산 후 놔두고 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개미가 꼬일 정도로 무기력한 상태인 것은 확실했다.
김 순경은 어미 고양이가 자리를 비운 건 아닐까 싶어 30분 간격으로 새끼고양이를 살펴봤다. 2시간이 지나도 어미 고양이는 나타나지 않았고, 점점 힘을 잃어가는 새끼고양이의 모습에 김 순경은 그대로 놔두면 죽을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김 순경은 일단 개미떼로부터 새끼고양이를 구조했다. 지구대로 돌아와 동료들과 응급처지를 하고 우유를 먹인 것까지는 좋았으나 지구대에서 고양이를 계속 키울 수는 없는 노릇. 새끼고양이를 위해서라도 과감한 결정을 해야만 했다.
김연희 순경의 집에 눌러앉은 새끼고양이. 어느새 힘들었던 과거는 잊은 표정이다. |
결국 김 순경은 자신이 구조한 새끼고양이의 집사가 되기를 자처했다.
새끼고양이가 전입신고를 마친 뒤 김 순경의 집에는 하나둘씩 고양이 용품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2년이 지난 현재, 병약했던 새끼고양이는 김 순경의 사랑과 보살핌 덕에 건강을 되찾고 무럭무럭 자라 어른 냥이가 됐다.
특히 침대 위에 세상 편하게 늘어져 있는 모습에서 새끼 때의 힘든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토록 건방지게(?) 자랄 수 있었던 건 김 순경의 지극정성이 뒷받침됐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