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영차 영차!"
농부의 마음으로 감자(모래에 묻힌 고양이 대변을 일컫는 은어, 맛동산도 같은 의미다.)를 심는 고양이가 있다.
엄마가 일이 안풀리면 머리를 쓰랬다옹! |
Step1! 땅을 판다.
감자를 심으려면 먼저 땅을 파야 한다.
영상에 나오는 새끼 고양이는 서툰 솜씨지만 야무지게 땅을 판다.
앞발만으로는 원하는 모양새가 나오지 않는데, 이 때 머리를 쓰라던 엄마의 조언이 떠오른다.
"그래, 머리를 써보는 거야!"
그런데 아뿔싸..머리를 그렇게 쓰라는 게 아닌데..
초보 농부는 머리를 땅에 박고 힘차게 돌진한다.
감자 심는 데 온힘을 다하는 코코. |
Step2! 감자를 심는다.
알맞은 깊이로 땅을 팠다면 이제는 감자를 심어야 한다.
숙련된 농부들은 무심하게 툭툭 던져넣지만, 초보에게는 이 역시 혼을 다해야 하는 작업이다.
초보 농부는 머리에 묻은 모래를 털어내는 것도 미룬 채 눈을 반쯤 감고 신중하게 감자를 심는다.
감자 캐는 민희 씨를 지켜보는 코코. |
Step3! 감자 위에 모래를 덮는다.
열심히 심은 감자를 도둑맞지 않으려면 아까 파낸 모래로 다시 잘 덮어줘야 한다.
물론 초보 농부는 자신이 심은 감자가 자라나는 모습을 영영 볼 수 없다.
'감자'는 밥을 잘 챙겨주는 집사에게 주는 고양이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이 영상을 찍은 민희 씨 역시 촬영을 마치자마자 기쁜 마음으로 초보 농부의 감자를 수확했다.
민희 씨가 코코를 입양한 날. 낯선 환경에 겁먹은 모습이다. |
민희 씨가 소개한 초보 농부는 2개월령의 새끼 고양이 '코코'다.
고양이용 화장실에 모래를 채워놨더니 코코가 배변을 하기 전 저렇게 장난을 치고 있었다고 한다.
민희 씨는 코코가 태어난 지 한달 하고 보름이 되던 날 입양했다.
코코를 데려오면서 기존에 키우고 있던 반려묘 '나초'와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나초는 민희 씨가 2016년 추운 겨울을 앞두고 길에서 거둬들인 길고양이 출신이다.
내가 민희 집사의 첫 주인, 나초다옹~ |
하지만 민희 씨의 우려와 달리 두 고양이는 함께 지낸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벌써 친하게 지낸다고 한다.
민희 씨는 "코코가 나초처럼 능숙하게 감자를 심는 날이 오면 조금은 서운할 것 같다"며 시원섭섭한 마음을 전했다.
코코양, 나도 아깽이 시절이 있었단다. |
그런 민희 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날이 갈수록 코코의 감자 심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어쩌면 눈치 빠른 코코가 집사 민희 씨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가끔 모래에 머리를 파묻어 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