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이자 동반자죠."
GS홈쇼핑의 색다른 펫산업 전략
[노트펫] 반려동물 산업이 뜨면서 너도나도 얼굴을 들이밀고 있다. 대기업의 진출 소식은 흔해졌다.
'와우, ㅇㅇ이 들어온대요'라던 몇 년 전의 놀람은 'ㅇㅇ까지 들어온답니까, 참내'라는 탄식으로 바뀌었다. 대기업 대부분이 직접 브랜드를 내놓은 뒤, 기존 중소사업자나 개인사업자와 경쟁에 나서는 전략을 취해서다.
일부 업계단체에서는 생존권을 거론하면서 대기업의 진출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GS홈쇼핑이 색다른 진출 전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반려동물(펫)스타트업 투자설명회가 개최됐다. 여러 분야에 걸쳐 직접 투자해온 GS홈쇼핑이 펫스타트업들을 위해 무역협회와 함께 마련한 행사였다.
투자 받기를 원하는 스타트업은 물론 반려동물 스타트업 투자에 관심이 있는 벤처캐피탈, 업계 트렌드를 파악하려는 업계 관계자 등 100여 명이 모였다.
이미 GS홈쇼핑이 투자한 펫스타트업 3개사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 이들에게도 회사 소개 시간이 주어진 것이 눈길을 끌었다. 단순히 피투자회사로서 CEO로서 동원된 것이 아니었다.
이들의 발표에서 GS홈쇼핑의 펫 사업 전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투자하고, 팔아주고, 엮어주고'였다.
GS홈쇼핑은 지금까지 1시간 내 반려동물용품 배송 서비스 펫프렌즈를 중심으로 펫시터 서비스 도그메이트, 맞춤형 사료 펫픽까지 3개사에 투자했다.
이후 피투자기업의 관리와 사업활성화 지원 조직인 COE(Center Of Exellence)팀에서 GS샵과 연계방안을 제안, GS샵내 반려동물 전문몰에서 피투자기업의 제품이 전면에 배치도록 지원했다.
펫프렌즈는 GS홈쇼핑과의 협업 덕분에 지난 5월 2135명이던 MAU는 6월 6945명으로 325% 급증했다. 펫프렌즈 앱내 체류시간 역시 5월 평균 1분40초에서 6월 2분12초로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주주이자 동반자입니다." 자사의 펫시팅 서비스를 소개하면서 GS홈쇼핑을 이렇게 표현한 이하영 도그메이트 대표의 말이 단순히 립서비스가 아니었다. 도그메이트 역시 GS샵의 전문몰에서 전면에 배치됐다.
이날 월평균 40%의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려동물용품 정기배송서비스 돌로박스, 펫 여행업체 펫츠고, 가정용 반려동물 소변검사키트업체 핏펫, 반려동물 놀이기구업체 고미랩스, 퍼피팝이 5개사를 회사 소개에 나섰다. GS홈쇼핑은 이들 가운데 1~2개사에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이들 회사에게 역시 COE 팀이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피투자회사 간 교류도 당연히 주선할 방침이다. 이날 발표에 나선 기업들은 발표에 앞서 한 가지 주문을 받았다. 이미 GS홈쇼핑이 투자한 기업들과의 협업 방안을 반드시 포함시켜 달라는 것이었다.
GS홈쇼핑은 펫 분야를 시니어와 함께 신규 투자 분야로 꼽고 있다. 지금까지 3개사에 20억원 안팎의 투자가 집행됐고, 앞으로 수년에 걸쳐 1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타트업들이 국내에 없던 서비스들을 개척하고 있어 기존 업계와 충돌할 가능성도 적다. GS홈쇼핑이 마케팅까지 지원하면서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GS홈쇼핑은 충분한 투자 과실을 얻는 것은 물론이고, 반려동물 산업 생태계 구축이라는 효과도 얻게 된다.
박영훈 GS홈쇼핑 미래사업본부장은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펫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커졌고, 실제 관련 시장은 깜짝 놀랄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다양하고 독특한 사업모델을 갖고 성장하고 있는 펫스타트업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