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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
'판다가 게으른 이유'가 과학지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다. 사실은 게을러 보이는 이유에 대한 규명 작업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논문을 발표한 중국과학아카데미와 영국 애버딘 대학 연구팀은 판다에게 GPS를 단 뒤 판다의 움직임과 신진대사를 분석해 그 이유를 밝혀 냈다.
판다는 대개 먹거나 자는 것으로 하루의 절반을 보낸다. 이번 연구에서 판다는 시간당 약 20m 가량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거의 움직임이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 이것이 판다가 게으르다는 평을 듣게 만드는 이유다.
판다는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 이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판다의 평균 몸무게는 약 90kg. 거대한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대나무를 먹어야 한다. 하지만 대나무는 판다의 에너지를 충족할 만한 영양소를 갖고 있지 않다. 이에 자연스레 움직임을 최소화 하는 것으로 진화해 온 것이다.
판다의 에너지 소모량은 단 38%에 불과해 다른 동물들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또 판다의 장기 크기와 에너지를 생산하는 갑상선 호르몬 역시 다른 동물과 비교해 매우 낮은 수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극단적으로 낮은 이유는 DUOX2라 불리는 유전자속 돌연변이 때문으로 밝혀졌다.
판다의 소화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큰 원인이다. 이는 소화기관 내 박테리아 때문인데 초식동물이 갖고 있는 박테리아 대신 육식이나 잡식성 동물에게 많은 박테리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판다는 700만 년 전부터 대나무가 풍부한 지역에 살게 됐지만 소화기관과 박테리아는 여전히 육식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밝혀 졌다.
연구팀 한 관계자는 "판다는 최악의 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화한 것"으로 "코알라보다도 에너지 소비가 적은 판다는 게으르지 않으면 신진대사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