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강아지 들이는 걸 반대하시던 부모님께서 어느 순간 나보다 강아지를 더 챙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서운함보다도 안도감과 뿌듯함이 더 크게 다가온다.
밍구의 보호자 수진 씨는 '밍구바보'가 된 부모님의 모습이 기쁜 나머지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수진 씨는 지난 25일 반려동물 커뮤니티에 "멍뭉 싫다던 아부지"라며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아버지와 함께 나눈 메시지 캡쳐 화면과 아버지 컴퓨터의 모니터 바탕화면을 찍은 사진들이다.
수진 씨의 아버지는 해외에서 사업을 하시기 때문에 각국의 휴대폰을 쓰신다. '베트남아빠'는 이 때문. |
수진 씨의 아버지는 어느 날 수진 씨에게 앞뒤 설명 없이 "밍구 사진 예쁜 거 하나 올려봐"라고 하셨다. 이에 수진 씨는 밍구가 어릴 때 사진부터 쭉 보내기 시작하는데, 알고 보니 아버지께서 컴퓨터 배경화면을 밍구 사진으로 꾸미고 싶으셨던 것.
비록 짧은 대화지만 시크하게 한 장만 보내라고 하시는 아버지, 그런 요청에 신나 여러 장을 전송한 수진 씨의 모습에서 각자의 스타일대로 표현한 밍구 사랑이 느껴진다.
밍구는 지난해 1월에 태어난 웰시코기다.
수진 씨는 고등학생일 당시 수진 씨의 부모님께서 베트남에 사업을 시작하시면서 할머니와 함께 생활했다. 명절 때나 뵙던 할머니와 갑자기 함께 살게 되니 둘 사이에 어색한 기운이 감돌았다고.
이때 문득 든 생각이 '강아지를 키워보면 어떨까?'였다. 할머니와 함께 고민하던 끝에 부모님의 반대를 이겨내고 입양한 강아지가 바로 밍구다.
밍구는 입양된 이후 수진 씨와 할머니의 연결고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한다.
수진 씨의 부모님은 밍구를 데려오기 전부터 반대에 반대를 거듭하시다가 마지못해 허락하셨다. 밍구가 처음 수진 씨의 가족 구성원으로 들어왔을 때도 해외에 계셨던 터라 사진으로만 보시고는 "별로 예쁜지도 모르겠다", "강아지 냄새는 안 나냐" 등 썩 내켜 하시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러나 현재 부모님께서는 수진 씨보다 밍구부터 챙기신다고 한다. 예전에는 수진 씨가 밍구 사진을 고르고 골라 부모님께 보내드렸지만, 이제는 부모님께서 매일같이 밍구의 안부를 묻고 사진을 보내 달라 하실 정도다.
수진 씨는 "말썽피우는 건 괜찮으니 밍구가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며 "밍구야, 큰 탈없이 건강하게 자라줘서 고마워. 앞으로 더 잘해줄게 싸랑해 동생"이라고 밍구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