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견과 로드뷰를 통해 재회한 견주의 사연이 많은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지난달 30일 한 인터넷 동물 커뮤니티에 "작년에 무지개다리 건넌 흰둥이. 로드뷰 보다가 언뜻 발견했다. 아직도 나 기다리려나.."라는 짤막한 글과 함께 사진이 게시됐다.
로드뷰 속 흰둥이의 모습 |
로드뷰를 캡처한 사진 속에는 마당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개의 모습이 희미하게 담겨 있다.
사진 속 개는 작년에 무지개다리를 건넌 '흰둥이'로, 제일 좋아하던 자리에 편하게 앉아 늘 그랬듯 주인 현우 씨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로드뷰가 찍힌 곳은 경기도 용인 부근으로 생전에 흰둥이가 가족들과 함께 살았던 집이다.
흰둥이가 가족 중 제일 잘 따랐던 형 현우 씨는 며칠 전 로드뷰로 길을 찾으며 우연히 자신의 집 로드뷰를 보게 됐다.
그곳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흰둥이의 모습을 보게 된 현우 씨는 "정말 깜짝 놀랐다"며 "흰둥이를 처음 보자마자 너무 해맑아 보여서 눈물부터 났다"고 말했다.
너무 익숙한 모습이라 마치 아직도 자신을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착각까지 들 정도였다고 한다.
현우 씨는 "아무 생각도 못 했는데 덜컥 흰둥이가 보이니까 너무 반가웠는데 한편으론 참 미안했다. 해준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아서……"라고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초대형견인 '그레이트 피레니즈' 종이었던 흰둥이는 커다란 덩치와는 달리 겁이 유난히 많은 아이였다.
큰 차가 지나가면 현우 씨의 등 뒤에 숨느라 바쁠 정도로 겁이 많았다는 흰둥이.
현우 씨는 산책을 하다 차소리에 겁을 먹고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아 커다란 흰둥이를 끙끙거리며 업고 집까지 와야 했던 추억을 회상하기도 했다.
겁은 많지만 사람을 너무 좋아해 사람만 보면 꼬리를 살랑살랑 치며 반겨주는 탓에 집 지키는 건 꿈도 못 꿨다는데.
그렇게 겁 많고 착했던 흰둥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건 작년 5월 31일. 만 5세라는 어린 나이에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갑작스런 죽음이었다.
현우 씨는 "그 전날 밤까지만 해도 잘 놀고 아침에 만나자고 인사까지 했는데 다음날 그렇게 갑작스럽게 죽을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며 "아직 해주고 싶은 게 참 많은데 이제 그럴 수 없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그렇게 어느새 일 년이 지났지만 흰둥이를 향한 그리움은 줄어들지 않았다.
현우 씨는 "제일 좋아하고 즐겨앉던 자리에서 나를 기다리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어 좋았다"며 "또 형만 기다리고 있지 말고 거기서 흰둥이가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연을 접한 사람들은 "흰둥이 잘 놀고 있을 거예요. 형은 천천히 오라네요", "형 서둘러서 오지 말래요. 언제까지고 기다린대요", "로드뷰 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거예요!" 등 현우 씨를 향한 위로를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