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반려동물업계의 가장 큰 문제는 인구절벽이라고 봅니다. 당장 2, 3년이면 닥칠 문제죠. 해마루케어센터는 보호자들이 다시금 동물을 식구로 맞이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데 장기적인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14일 경기도 성남에 국내 첫 반려동물 호스피스 해마루케어센터가 문을 열었다. 해마루케어센터의 모태인 해마루동물병원 김현욱 원장을 만나 호스피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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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은 올해로 해마루동물병원에서 일한지 16년째다. 2010년 '10년 이내 아시아 최고 동물병원 도약'이라는 의미를 담은 비전을 내놨고, 최고 동물병원이 되기 위한 계획들을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고 있다. 호스피스 역시 넘버원이 되기 위한 하나의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호스피스는 이를 넘어 김 원장이 현재 가장 크게 고민하고 있는 것과 관계가 깊다. 호스피스는 동시 수용 마리수가 20여마리다. '황제급'의 대가를 받지 않는 이상 수익사업이 되기는 어렵다. 호스피스는 또 1차진료병원 수의사들의 의뢰를 거친 말기 환자 만을 받아 운영할 계획이기도 하다. 호스피스와 함께 운영되는 웰니스 케어 역시 1차병원을 거치도록 설계했다.
"2차진료 동물병원으로서 그간 어쩔 수 없이 생을 마감하는 반려동물을 많이 봐 왔죠. 그래서 그동안 잘 마무리하고 있는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 비단 문제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는게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인터뷰를 작성하는 필자도 올해 14살의 노령견이 있다. 지금 키우는 개가 세상을 떠났을때 다른 개를 맞이할 수 있을까 하는데에는 솔직히 자신이 없다. 좋은 추억도 당연하지만 그간 키워 오면서 겪었던 생활상의 불편함도 무시할 수 없다. 또 다른 개에게 사랑을 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런 생각을 갖는 보호자들이 상당하다는게 김 원장의 판단이다.
2000년부터 2007년까지 분양 붐이 불었다. 결국 그 개들은 지금 노령화됐고 하나둘 세상을 떠나가고 있다. 만일 개를 보낸 보호자들이 다시 개를 맞아 들이지 않는다면 반려동물업의 기반도 상당히 약해질 수 밖에 없다.
그는 "다시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문제는 다른 이들에게도 키우지 말라고 하는 것"이라며 "사람이 반려동물에게서 받는 위안과 긍정적 효과를 상실할 경우 사회적 손실도 만만치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반려동물을 평온하게 보내고 보호자도 펫로스를 겪지 않는데 도움이 될 시설이 필요하다고 봤고, 해마루케어센터로 구체화했다는 설명이다.
굳이 동물병원과 별개로 운영하는 까닭은 뭘까.
이미 병원 안에서 대하는 태도 등 별도의 프로그램을 시행해 봤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보호자들은 병원 스탭들도 죽음이 임박한 자신의 반려동물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막상 다른 환자 보느라 스탭들이 자리를 비우면 매우 섭섭해 한다. 이런 인지상정까지 프로그램으로 대처할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호스피스는 2년에 걸쳐 구상되고 실행에 옮겨졌다. 김 원장은 "보호자들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는 사후 케어가 앞으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며 "해마루케어센터가 롤모델이 돼 다른 지역에도 들어서고, 보호자들이 다시금 반려동물을 새식구로 맞아 들이는 선순환 체계가 구축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