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31일 정오, 필자는 경기도 안양에 있는 학의천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다리 아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하천 아래를 보았다.
ⓒ캉스독스 |
믿기지 않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서로 다른 종류의 오리 두 마리가 마치 부부처럼 다정히 옆에 붙어 물 위를 노닐고 있었기 때문이다.
왼쪽에 있는 오리는 흰뺨검둥오리, 오른쪽 오리는 청둥오리였다. 수도권 도심 하천에서 서로 다른 오리들을 보는 것도 신기하지만, 다른 종류의 오리가 이렇게 붙어서 다니는 것 자체도 특이하게 느껴졌다.
필자는 애견을 전공하여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기 때문에, 포유동물이 아닌 조류에 대해서는 사실 문외한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차원에서 이렇게 종류가 다른 오리들이 짝을 짓고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지 알아 보았다.
가장 유용한 검색 수단인 인터넷을 이용하여 찾아 봤더니, 탐조가들이 촬영한 독특한 사진들이 눈에 들어왔다. 서로 종류의 야생오리들이 짝을 이뤄서 생활하면서 잡종 오리들을 만들어 낸 모습들이었다. 조금 전에 느꼈던 궁금증이 풀리는 것 같았다. 사실 그 두 오리는 다정한 부부 오리였던 것 같았다.
야생오리의 입장에서는 흰뺨검둥오리나 청둥오리나 별반 다르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대자연의 도도한 흐름이나 원칙을 잘 모르는 나 같은 사람들은 오리를 구분하고 다른 그룹의 오리들은 짝을 짓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을 하고 만 것이다.
사실 모든 오해나 편견들은 사람들의 무지에서 벌어진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