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방부가 공개한 군견 대즈의 훈련 사진. |
[노트펫] 영국 육군이 15년에 걸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장을 누빈 노령 군견 1000마리를 입양 보내지 않고, 안락사 시켜 공분을 샀다고 영국 대중지 더 선이 지난 4일(현지시간) 데일리스타를 인용해 보도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스타가 정보공개법에 따라 입수한 영국군 서류에 따르면, 육군 소속 수의사들은 지난 2002년부터 2017년까지 15년간 1000마리 넘는 군견을 안락사 시켰다.
지난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800마리 넘는 군견이 숨졌고, 2013년부터 2017년까지 242마리가 더 안락사 당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장에서 무훈을 자랑하는 군견들이 안락사 당한 이유는 “늙고, 기운이 다 빠진(old and worn out)” 개들이라서다. 육군 서류에서 “늙고 기운이 다 빠진 개들은 특정 연령(8세 이상)이 된 동물로, 필요기준에 부합하는 군복무를 더 이상 수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입양시키기에 “너무 사납다”거나 “복지 사유” 등 많은 사유들이 있었지만, “기준에 맞추지 못해서” 안락사 명단에 오른 군견도 있었다.
한 군견 조련사는 “그 군견들은 우리 가족과 같지만, 육군은 군견들을 자원으로 봤다”며 “영국군 수십 명의 목숨을 구한 군견들이 유용성이 다했다는 이유로 안락사를 당한 사례가 많다”고 비판했다.
데일리스타 일요일판 보도에 공분한 동물단체와 애견인들은 영국군이 복무를 마친 군견을 입양시키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청원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군견입양단체 ‘나우자드(Nowzad)’를 운영하는 영국 해병대 출신 폴 파딩은 안락사 수치가 “정말 끔찍하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영국 국방부 대변인은 “군복무 동물들은 영국 군대에 귀중한 봉사를 하며, 군복무 생활을 마친 동물들을 다시 입양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한다”며 “새 가정과 동물에 대한 광범위한 평가에 따라 결정이 이루어지지만, 안타깝게도 동물을 안전하게 입양시킬 수 없는 경우들이 있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11월 벨지언 셰퍼드 군견 ‘케빈’과 ‘대즈’가 입양될 수 없다는 이유로 안락사를 당할 뻔 했지만, 언론 보도로 국방부 장관이 개입해 안락사를 막을 수 있었다.
한편 더 선은 국방부에 육군 군견의 수를 물었지만, 국방부는 육군 군견의 수를 모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