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수의사 쌤은 아주 잘 먹이시던데.."
동물병원에서 약을 먹이는 것을 보면 아주 쉬워 보인다. 하지만 막상 집에서 먹이자면 이런 고욕도 고욕이 없다.
약을 먹일라치면 고개를 돌리고, 때로는 물려 드면서 아주 싫다는 티를 팍팍 낸다. 때로는 약 봉지만 들어도 어딘가 구석에 가서 도통 나올 생각도 안한다.
어린 아이보다 약을 먹이는 거 더 어렵다. 강아지와 고양이에는 약을 잘 먹이는 방법을 소개한다.
가루약은 물에 타서 주사기로~
가루약은 자칫 잘못하면 먹이는 것은 고사하고 공중에 폴폴 날아다니기 쉽다.
가루약은 물에 타서 먹이면 편하다. 가루약을 녹일 적당량의 물 또는 설탕물을 약포지에 넣고 잘 섞어준다.
주사기로 약을 빨아들인 뒤 한 손으로 반려동물의 턱을 받힌 뒤, 입술 옆으로 주사기 끝을 대고 천천히 먹여준다.
알약과 캡슐약을 먹일 때는 이렇게 해보자.
미리 주사기에 물을 채워두고, 약을 준비한다. 약을 먹고 바로 먹일 부드러운 간식을 옆에 두는 것도 좋다.
송곳니 뒤 공간으로 손가락을 넣어 입을 벌리게 한 뒤 알약을 입안으로 최대한 깊게 넣어준다.
그리곤 입을 벌리지 못하도록 부드럽게 손으로 주둥이를 감싸준다. 이어 목을 부드럽게 문질러주고, 물을 먹여서 약이 절 넘어가도록 한다.
알약이나 캡슐을 먹인 후에는 반드시 주사기로 물을 먹이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약이 식도에 걸려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약을 먹인 후에는 간식과 함께 칭찬을 통해 약 먹는 것에 대한 보상을 주어 익숙해 지도록 하는 것이 좋다.
액체로 된 물약도 있다. 물약은 대부분 공복에 먹이거나 음식물과 함께 따로 먹이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
역시 주사기를 이용한 방법이 편리하다. 주사기를 사용하는 것이 어렵다면 물약 투약병으로 먹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물약을 너무 먹이기 힘들다면 소량의 꿀이나 올리고당 시럽 등 달콤한 것이나, 부드러운 간식을 약간 섞어 먹여볼 수도 있다.
그런데 빠뜨리면 안되는 한 가지가 있다. 어떤 형태의 약이든 속도도 매우 중요하다.
약을 먹이다가 한두번 실패하면 강아지와 고양이는 더 먹지 않으려 든다. 그래서 후다닥 약을 먹일 수 있도록 머릿 속에서 미리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다.
그래도 약을 먹이는데 자신이 생기지 않는다면 씹어먹는 형태(Chewable tablet)의 동물전용약을 급여하는 방법이 있다.
동물들이 좋아하는 맛이 들어가 있어서 간식처럼 먹일 수 있다. 일반 약에 비해 비용이 좀 더 들기는 하지만 먹이기 쉽고 효과도 입증돼 있다.
당뇨병이 있는 경우 일반적으로 달콤한 음식을 섞어서 먹이는 것은 좋지 않다. 또 음식에 예민한 강아지와 고양이라면 미리 수의사와 약에 섞어 먹일 음식에 대해 상의하는게 바람직하다.
어떤 형태의 약이든 반려동물약은 체중에 맞춰 처방된다. 약을 남기지 않고 처방에 맞춰 전부 먹이는 것은 기본이다. 물론 약을 자주 먹이는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건강을 유지시켜 주는 게 제일 좋다.
감수 김현욱 해마루 2차진료 동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