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서 벙글 석방운동에 쓰인 사진. |
[노트펫] 경찰 손을 물고 주인과 격리된 생후 4개월 강아지가 애견인들의 석방 운동 덕분에 풀려났지만, 형평성 숙제를 남겼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와 데일리메일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4개월 된 차우차우 강아지 ‘벙글’은 지난 토요일 영국 잉글랜드 노샘프턴셔에 있는 헤이스 가족의 집에서 도망쳐, 도로를 달리다가 제지하는 경찰의 손과 팔을 물었다. 벙글은 그 죄로 체포돼, 경찰서에 갇혔다.
그러자 견주 가족을 중심으로 벙글 석방 운동이 시작됐다. 트위터에서 해시태그 ‘#벙글을 석방하라(#FreeBungle)’가 등장했고, 2500명 넘는 애견인들이 석방 청원서에 서명했다.
벙글 기사가 실린 <더 선> 표지. |
게다가 벙글의 사연은 영국 대중지 더 선의 표지까지 장식했다. 기사 제목은 “나는 바보 같은 강아지입니다...여기서 나가게 해주세요.”로, 벙글의 애처로운 얼굴이 크게 실렸다.
벙글은 맹견법(The Dangerous Dogs Act)에 따라 9개월간 주인과 격리돼, 경찰 보호 아래 지낼 것이란 언론 보도까지 나왔지만, 경찰은 부인했다.
결국 경찰이 “바보 같은” 강아지 구속 논란에 두 손을 들었다. 노샘프턴셔 경찰은 지난 22일 벙글을 석방한다고 발표했고, 벙글 지지자들은 승리를 선언했다.
노샘프턴셔 경찰은 “경찰이 맹견법에 따라 경찰은 두 차례 문 차우 개를 잡았고, 견주가 조사 내내 협력했고, 자발적 통제명령(Voluntary Control Order)에 동의해서, 그 개를 주인에게 돌려보냈다”며 “자신의 반려동물이 반드시 통제 아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모든 견주의 책임이고, 어느 때든 대중을 위험에 처하게 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전문 개 조련사가 22일 밤 VCO 평가를 위해 헤이스 가족을 만나, 개를 돌려보낼 여건을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헤이스 가족이 석방된 벙글을 안고 기뻐했다. |
일각에서는 경찰이 여론 때문에 귀여운 강아지만 석방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벙글이 백만장자 견주의 귀여운 강아지가 아니라 사나워 보이는 성견이었다면, 석방운동이 벌어지고 더 선 표지까지 장식했겠느냐는 지적이다.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의 동물복지 전문가 샘 게인스는 만약 벙글이 4개월 된 핏 불 테리어라면 똑같은 아우성이 나왔을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RSPCA는 지난 2017년 핏 불 테리어 82마리를 안락사 시켰다.
게인스는 “벙글이 경찰 보호소에 있는 데 대중의 반응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이유가 벙글이 귀여워서가 아니라 어리기 때문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