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로 가져가세요"라고 적힌 상자에 담겨 유기된 강아지들. |
[노트펫] '무료분양' 상자에 담겨 도로변에 유기된 세 마리 강아지들의 사연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재림 씨는 반려견을 산책시키던 17일 낮 12시 무렵 진접읍 장현리의 한 도로변에서 의문의 상자를 발견했다.
'이뿐 강아지 무료로 가저가세요'라고 쓰인 상자에는 태어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보이는 강아지 두 마리가 담겨 있었다.
추운 날씨에 담요 한 장 없이 상자에 담겨 유기된 강아지들이 할 수 있는 거라곤 서로의 체온을 나누며 두려움에 떠는 것뿐이었다.
놀란 마음을 추스르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온 재림 씨는 약간의 사료와 물, 담요 등을 챙겨 다시 강아지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시 찾아간 상자 안에는 강아지가 한 마리가 더 담겨 있었다. 재림 씨가 집에 다녀오는 사이 한 마리를 추가로 유기한 것이다.
불과 몇십 분 사이에 강아지 한 마리가 추가로 유기됐다. |
재림 씨는 "저도 강아지를 키우는 입장에서 그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파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며 "어떻게 이렇게 추운 겨울에 배변할 공간도 없는 비좁은 상자에 그렇게 무책임하게 강아지들을 유기할 수 있는지 정말 화가 났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준비해간 핫팩과 담요로 추위를 녹여준 후 재림 씨는 물과 사료로 강아지들의 배고픔을 달래주기도 했다.
다행히 세 마리 중 한 마리는 반려견을 키우는 한 주민이 안쓰러운 사연을 듣고 입양을 결정해 즉시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상자에는 포메라니안 믹스라는 설명도 적혀 있었다. |
그러나 여전히 두 마리의 강아지가 남아있었고, 언제까지고 도로변에 내버려 둘 순 없었다.
혼자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난감한 상황에 재림 씨는 반려동물 커뮤니티에 도움을 청했고 다행히도 임시보호자를 구할 수 있었다.
임시보호자에게 인계할 때까지 잠깐이지만 재림 씨네 집에 머물게 된 강아지들은 배변패드를 깔아주자 오래 참은 듯 서둘러 소변을 보기 바빴다고. 다행히 육안상으로 강아지들은 별다른 문제 없이 건강해 보였다고 한다.
영문도 모른 채로 유기됐으면서도 사람이 좋은지 애교를 부리는 강아지들의 모습에 재림 씨는 더 마음이 아팠다는데.
현재 강아지들은 임시보호자에게 무사히 인계됐고, 따뜻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새로운 가족을 구할 예정이다.
추위에 떨던 강아지들은 서로를 감싸 안아 체온을 나누고 있었다. |
한편 재림 씨는 주변 시장 상인들에게서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됐다.
상인들에 따르면 이런 식으로 무료분양을 한다며 강아지를 유기하는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과거에도 누군가 무료분양을 한다는 명분으로 이렇게 강아지들을 상자에 담아 유기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는 것이다.
반복적으로 유기를 하는 것이 같은 사람의 행동으로 추정되지만 확실한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고 한다.
재림 씨는 "이번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에 더 화가 났고, 다행히 이 강아지들은 임시보호자가 나타났지만 앞으로 다시는 절대로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반복되는 유기의 악순환이 끊어질 수 있게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강아지들이 이런 아픈 기억은 잊고 좋은 주인을 만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강아지들은 현재 임시보호를 받으며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