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에 갈 때 꼭 숙지해야 할 안전 사항
[노트펫] 반려견에게 동물병원은 어떤 곳일까? 자기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고마운 곳으로 인식할까? 당연하지만 절대 아니다.
검사를 위해 움직이지 못하게 잡혀 있어야 한다. 치료를 위해 따끔한 주사를 맞아야 한다. 입원치료를 위해 좁은 낯선 공간에 갇혀 있어야 한다.
동물에게 동물병원이란 아주 무시무시한 곳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대부분 당연히 매우 싫어한다.
최근에는 많은 동물병원이 동물친화적인 진료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동물들이 동물병원을 좋은 곳으로 인식하긴 쉽지 않다.
그런데 보호자들은 이런 사실을 종종 잊어버린다. 그게 단순히 잊어버리는 문제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한다.
보호자들은 평소 반려견이 보호자에게 잘 붙어 있거나 따라다니기 때문에 병원에서도 그럴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동물병원에 대한 거부감이 큰 동물의 경우 보호자에 대한 의존도가 아무리 높아도 이 장소를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가 더 클 수 있다.
이런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차마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많은 보호자들이 동물병원에 내원할 때 차를 이용한다. 주차를 하고 반려견을 데리고 병원에 들어설 때 일부 보호자는 줄 없이 그냥 걸려서 데리고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가까운 거리이고 평상시 너무 잘 따라왔기 때문이다.
평소 같으면 당연히 보호자를 따라 온다. 하지만 이곳은 동물 입장에서 엄청 무서운 동물병원이다. 곧바로 이곳을 벗어나기 위해 달아날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어떤 개는 도로로 바로 뛰어들기도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동물병원 앞에서 가끔 교통사고가 발생한다. 모든 수의사가 경험하기 싫은 사고다.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다.
여러 번 숙지 드렸지만 최근에도 안타까운 사고로 사랑하는 반려견의 목숨을 잃은 일이 있었다. 어떤 경우라도 반드시 반려견을 안거나 줄을 한 상태로 병원에 내원해야 이런 안타까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이런 사고는 동물병원 안에 있다가도 발생할 수 있다. 요새는 대부분의 동물병원에 이중문이 설치돼 있어 그런 사고가 거의 없긴 하다.
하지만 이중문이 있다고 다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중문의 앞문이 채 닫히기 전에 다음 문이 열리는 경우 바닥에 풀어놓은 개가 순식간에 튀어나가는 일이 드물게 발생할 수 있다. 순식간에 벌어지기 때문에 눈앞에서 개가 나가는 것을 보면서도 막질 못할 때가 많다.
그렇다면 이런 사고는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첫 번째는 병원에 내원할 때는 반드시 이중문이 동시에 열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앞문을 열고 그 문이 닫히면 다음 문을 열도록 하자. 그래야 이런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적어도 원내에 돌아다니는 동물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 문을 열도록 해야 한다.
또한 보호자는 반드시 원내에서 자신의 개를 안고 있거나 줄을 하고 있어야 한다. 이는 개가 밖으로 탈출하는 사고를 막을 뿐만 아니라 동물병원 안에서 개끼리 싸우는 일이나 원내 감염, 사람을 무는 사고 등 다른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가족 같은 반려동물이다. 사랑하는 동물이 아프지 않게 치료하려고 내원했다가 불의의 사고가 발생한다는 건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다. 아주 단순한 안전 습관만 있으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부디 꼭 숙지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유경근 방배한강동물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