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럼라인생명과학’이 오늘(28일)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다. 이 회사의 상장을 주목하는 이유는 동물관련 신약, 그것도 ‘돼지 웰빙 치료제’와 더불어 ‘개의 암 치료제 개발과 시판을 목표로 한다’고 해서다.
“아직까지는 개가 암에 걸렸다하면 왜 살리느냐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반려동물 인구가 늘면서 앞으로는 개의 암 치료도 당연시되는 시대가 올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 회사 김경태 대표가 지난 3월 <노트펫>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김 대표의 전망은 시기의 문제일 뿐 분명 언젠가는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필자도 이 시점에서 반려견의 암 치료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동안 반려견의 암 치료를 힘들게 감내해 온 반려인들도 적지 않다. 문제는 공론화되기보다 개인 차원의 일로 여겨졌다는 사실이다. 그저 내 반려견의 건강에 문제가 없었다면 그저 남의 일이라 여겼을 것이다.
현시점에서 ‘반려견 암 치료의 당위성’을 이슈화한다면,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유인즉, ‘에~고, 무슨 개한테 암치료를 해’, ‘사람도 제대로 암치료를 못 받는데, 하물며 개들이 암치료를 받아’, ‘세상이 좋아진 거야, 뭐야’, ‘개들이 상전인 세상이네’ 등등 부정적 입장이 여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노트펫 |
그래도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과거 ‘개팔자가 상팔자’였던 이유는 많은 이들이 끼니를 걱정하던 시절, 개들은 일을 안 하고도 밥을 먹는 존재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들은 이미 ‘애완’의 단계를 넘어 ‘반려동물’의 지위까지 올라서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반려동물’이라 부를 때부터 상팔자의 반열에 오른 셈이다.
실제 개의 의‧식‧주와 관련해서 수천만 원짜리 최첨단 집이 등장하고, 다이어트 식품은 물론, 상상을 초월하는 고급 패션 의상까지, 그 다양성과 수준을 일일이 거론하기조차 힘들다. 인생보다 견생이 낫다는 자조의 목소리도 들린다. 그래서인지 ‘개만도 못하다는 얘기는 이제 욕이 아니다’고 말하는 세상이다. 뒤집어보면 반려동물과 사람의 위치 간극이 그만큼 좁혀진 것이고, ‘함께’라는 인식도 높아진 탓이다.
미국에서만 한 해 약 600만 마리의 개가 암에 걸린다고 한다. 국내에도 반려견이 늘어날수록 개의 암 치료 문제도 개인과 가정의 문제를 떠나 사회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만약 반려견이 암 판정을 받는다면, 당장 치료에 나설 수 있는 반려인은 과연 얼마나 될 것인가.
현실적인 이유로 반려동물의 암치료는 당분간 개인 차원의 아픔과 고민으로만 머무를 것이다. 그렇지만 머지않아 우리 모두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설 게 분명하다. 반려동물의 선택에는 책임이 뒤따른다는 사실과 함께 말이다. 결국 공론화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은 개인의 부담과 고민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은 말없는 생명체들에게도 소중한 것이다. 사람이 행복을 원하고, 고통을 두려워하고, 죽음이 아닌 생명을 원하는 것처럼, 동물들 역시 그러할 것이다”라는 달라이 라마의 말을 떠올려 본다. ‘함께’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가야할 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