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미국에는 '내셔널트리비아데이'(National Trivia Day)라는 조금 독특한 기념일이 있다고 하는데요. 우리 말로 번역하자면 '잡학상식의 날' 정도 될까요.
엄청나게 의미깊거나 거창한 날은 아니고, 이 날에는 친구나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식사 자리에서 아무도 몰랐을 법한 잡학상식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금성에서는 금속으로 된 눈이 내린다든지, 일본에는 17개의 활화산이 있다든지 하는 걸 말이죠.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일본의 기리시마 화산이 분화했을 때 화산구름이 고양이 모양이어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출처 : Daily Express) |
저는 천문학자나 지리학자는 아니라서 정말로 금성에 금속으로 된 눈이 내리는지, 혹은 일본의 활화산 숫자가 정확히 몇 개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미국의 AAFP(전미 고양이 수의사 협회, American Association of Feline Practitioners)에서 이 기념일을 맞아 발표한 '미국 고양이에 관한 잡학상식들'에 대한 소개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2019년 내셔널트리비아데이를 기념해 발표된 (미국) 고양이에 대한 사실 6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고양이가 최초로 사람과 함께 살기 시작한 것(Domestication)은 4,000여년 전이다
2. 고양이의 품종은 약 70여 종이 존재한다.
3. (미국) 반려묘의 80%는 중성화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4. (미국) 반려묘의 60%는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다.
5. (미국) 반려묘의 평균 수명은 약 15년이다.
6. 일부 특수한 품종을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다 자란 고양이의 이상적인 체중은 3.5에서 4.5kg 사이에 해당한다.
6가지 내용 가운데 두 개가 미국 고양이의 '체중'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는데요.
과체중 고양이, 소위 '돼냥이'들은 여러 가지 이유(귀엽다, 촉감이 좋다...)로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기도 하지만, 고양이의 건강 측면에서 보면 당뇨 등 특정 질환에 대한 위험성이 증가하는 등 권할 만한 상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 정도라면 진지하게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출처 : JTBC 화면 캡쳐) |
아마 AAFP 역시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위와 같은 내용을 발표한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그런 기념일도 없고 반려묘의 비만율에 대해 신뢰할만한 조사결과도 없지만, 고양이와 함께 사는 가구수가 증가함에 따라서 (반려견과 마찬가지로) 비만 문제 역시 자연스레 증가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혹시 이 글을 보고 무심코 우리 냥이의 배를 만져봤는데 뭔가 묵직한 게 잡히신다면, 믿을 수 있는 수의사 선생님과 상담 후 체중관리를 고려해 보심은 어떨까 합니다.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