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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유기견입양카페에서 황당하고 대담한 반려견 유기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18일 순천에 위치한 대한동물사랑협회(KONI)가 운영하는 입양카페 안에서 일어난 일이다. 코니는 구조한 개들을 치료한 뒤 이곳에서 새주인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날은 코니 입양카페의 휴무일이었다. 재정난이 더욱 악화돼 아예 날을 정해 휴무키로 방침을 정한 뒤 맞이한 첫 월요 정기 휴무일이었다.
하지만 카페 안에는 새가족을 기다리는 강아지들이 있어서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었고 서울과 전주에서 찾아온 자원봉사자들과 대청소를 할 참이었다.
오후 2시가 넘은 시각 대청소를 하다가 로비에 나온 봉사자들과 단체 대표는 카운터 쪽에 목줄을 걸친 채 있는 닥스훈트를 발견하게 됐다. 카페에 있던 강아지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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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안에 누가 있는지 확인하려던 한참을 있었다. |
황급히 CCTV를 돌려본 결과, 이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대청소 차 열어둔 문 앞에서 어떤 이가 한동안 서성이더니 문을 열고 들어왔다. 뒤에는 빨간색 점퍼를 입힌 닥스훈트가 졸졸 따라왔다.
마치 애견용품샵에 들른 것처럼 태연한 이 사람. 중년 남성으로 보이는 이 남성은 카페 카운터까지 오더니 카페 안 강아지를 보고 얼마 뒤 닥스훈트 목줄을 매어두고 카페를 떠났다.
연락은 없었다. 꼬까옷을 입힌 닥스훈트의 몸에서 주인 연락처도 보이지 않았다. 입양카페 창문에는 큼지막한 글씨로 '대한동물사랑협회'라는 간판이 붙어 있고, '다락방 유기동물입양카페'라는 별도의 간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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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바닥에 웅크린 닥스훈트. 빨간색 점퍼가 더욱 애처롭게 보이게 한다. |
누구라도 용품점이 아닌 유기동물입양카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보호소나 입양카페 앞에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버리고 가는 일은 종종 발생하곤 한다. 하지만 이번처럼 대담하게 카페 안에까지 들어와 반려견을 버리고 간 이번 사건에 말조차 나오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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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동물사랑협회 입양카페 외부에 설치된 간판들. |
이은주 코니 대표는 "아무리 세상이 각박하고 양심이 없기로서니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는 현실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고 분노했다.
최근 제주동물친구들은 남의집 마당에 강아지를 버리고 간 이의 CCTV를 증거로 경찰에 고발했지만 경찰에서 권한 밖이라는 대답을 받았다. 지자체 역시 난색을 표명했다. 그래서 하는 수없이 CCTV 속 유기자를 찾기 위해 제보를 받는 중이다.
코니 역시 경찰에서 주변 CCTV를 확보한 뒤 주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신원 확인이 안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자체 제보를 받고 있다. 유기 행위는 최고 3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하지만 과태료는 지자체가 처분권을 가지고 있고, 경찰은 수사할 의무는 없다.
이 대표는 "개나 고양이를 버려도 처벌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 누가 동물보호법을 겁내 하겠느냐"며 "기했을 경우 처벌 받는 것을 확실히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