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댕댕이판 주객전도의 모습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반려동물 커뮤니티에 "언니 강아지 일주일 동안 봐주기로 했는데..언니네 강아지가 저희 집 강아지 쫓아냈어요. 완전 즈그 집인 줄"이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게재된 사진 속에는 방에 앉아있는 검정 푸들과 현관 앞 신발장에 서 있는 갈색 푸들과 말티즈의 모습이 담겼다.
댕댕이판 '주객전도'의 현장 |
검정 푸들은 마치 집주인마냥 명당 안방에 자리를 잡고 앉아 여유를 즐기고 있다.
반면에 느닷없이 집을 뺏긴 갈색 푸들과 말티즈는 청승맞게 현관에 서서 빼앗긴 보금자리를 아련하게 바라보고 있다.
댕댕이판 주객전도의 상황 속에서 극명하게 대비되는 녀석들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터져 나온다.
사진을 접한 사람들은 "쫓겨난 아가들 표정 귀여운데 불쌍하다", "침략자의 여유로움 무엇?", "신발장에 있는 아가들 표정 완전 진지한데"라며 유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란 개린이…… 남의 집도 내 집처럼 행동하지!" |
사진을 게재한 단비 씨는 "언니가 잠시 여행을 가게 돼 언니의 반려견인 검정 푸들 '먼지'를 일주일간 돌보게 됐다"며 "저희 집 반려견들과는 전에도 몇 번 만난 적 있는 사이라 큰 걱정 없이 집으로 데려왔다"고 말했다.
단비 씨의 반려견인 갈색 푸들 '가을이'와 말티즈 '겨울이'는 3살 난 동갑내기 공주님들로, 유난히 온순한 성격이다.
둘 다 사회성은 다소 부족해 자주 보는 강아지들을 제외하고는 다른 강아지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그런데 지난 금요일, 단비 씨네 집에 먼지가 오게 됐다.
"쓰앵님~ 먼지를 집에 들이지 마셔야 합니다!" |
먼지는 생후 7개월 된 개린이로,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자랑하는 수컷 '개너자이저'다. 한살도 채 되지 않았지만 가을, 겨울이보다 덩치는 더 크단다.
단비 씨네 집에 도착한 먼지는 보호자가 나가자 문 앞에서 울기 시작했다고.
그러나 약 3분 뒤, 먼지는 본래의 활발한 개린이로 돌아왔고, 그때부터 주객전도는 시작됐다.
"이 집은 이제 내가 접수한다!" |
오랜만에 보는 누나들이 반가운지 먼지는 깜빡이도 켜지 않고 누나들에게 막무가내 직진을 했다.
저돌적인 먼지에게 당황한 누나들.
"이 구역에 주인은 우리야!"라는 마음으로 전세 역전을 꿈꾸며 2:1의 상황을 이용해 으름장을 놨지만, 그럴수록 먼지는 기가 죽기는커녕 더 신이 나 달려들었다.
결국 누나들은 순식간에 집에서 쫓겨나 강제 현관행을 하게 됐다는데.
"누나들보다 작았던 뽀시래기시절 흑역사는 잊어라!" |
단비 씨는 "처음에는 주인 없이 낯선 곳에 있게 된 먼지가 기가 죽진 않을까 걱정했었다"며 "그런데 분명히 저희 집인데 저희 강아지들이 못 들어오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을, 겨울이는 방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현관에서 꿈쩍도 못 하고 망부석처럼 있었다"며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야 지쳤는지 조심스레 먼지를 피해 방으로 들어왔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오늘로 함께한 지 4일째, 이제 한방에서 지내긴 하지만 아직도 먼지가 놀자고 덤벼대면 가을, 겨울이는 싫어한다고.
"먼지를 당장 쫓아내지 않으면 엄마를 쫓아낼 수도 있개!" |
단비 씨에 따르면, 먼지가 본의 아니게 왕따를 당하고 있는데 성격이 워낙 좋아서인지 자기가 왕따인 걸 모르고 마냥 신이 나 있는 것 같다는데.
"다행히 처음보다 친해진 것 같다"는 단비 씨.
"온순하고 말도 잘 듣는 가을, 겨울이에게 늘 고맙고, 앞으로 다른 강아지들과도 잘 어울려줬으면 좋겠다며 "먼지도 집에 돌아가기 전까지 이곳에서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따뜻한 바람을 전했다.
"우리 가족 모두 꽃길만 가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