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자동차 시승기 눈길
[김민정 일본 통신원] 개의 관점에서 자동차를 평가하는 이가 있을까. 별별 오타쿠(이상한 것에 몰두하는 사람, 혹은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는 일본에는 있다.
지난 5월 일본 현지에서 출시된 혼다의 혼다 셔틀의 시승기가 최근 자동차 전문매체 리스판스(Response)에 올라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신차가 출시되면 시승기가 줄줄이 사탕처럼 게재되니 시승기 자체가 이상할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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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승기는 좀 독특하다. 개의 관점에서, 정확히 말하면 개를 태우고 다니는 사람의 관점에서 쓰여진 것이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아오야마 나오키(青山尚暉). 50은 족히 넘어 보이는 중년 남성인데 래브라도 리트리버 암컷을 키우고 있다. 그런데 일본 사이트를 뒤져보니 펫 관련 사이트에 나오키의 이름이 어렵지 않게 보인다.
주로 개와 함께한 여행이 소재다. "반려견이 타고 내리기 좋고 함께 드라이브하기에 편리한 개친화적(dog friendly) 차를 연구한 지 벌써 8년." 시승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빈말은 아닌듯하다.
그렇다면 개를 데리고 다니는 이의 관점에서 차는 어떻게 보일까. 글쓴이는 혼다 셔틀을 '반려견 태우고 다니기 딱 좋은 자동차'라고 평가했다.
일단은 승하차의 편리성 여부다. 래브라도 리트리버는 대형견이다보니 개 스스로 차를 타는데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 혼다 셔틀의 짐칸은 지상에서 54cm로 왜건들 중에서도 낮은 편에 속한다고 한다. 그래서 대형견은 물론이고 중소형견도 편하게 올라탈 수도 있다고 한다. 무릎이 좋지 않은 노령견도 편리하다고 덧붙였다.
두번째는 승차시 편안함이다. 대형견이라면 꽤 넓은 공간이 필요할텐데, 트렁크 공간은 뒷좌석을 폈을 때도 깊이가 95.5cm. 폭 97~150cm. 높이 85.5cm로 동급 모델 중 최고의 넓이라고 호평했다. 뒷좌석을 접을 때의 트렁크 깊이는 177cm~184cm까지 달하는데 "어른이 차 안에서 숙박하는 것은 물론 차안에서 개의 운동도 가능하겠다"고 해놨다.
그 다음은 차 안의 쾌적함이라고 한다. 셔틀의 엔진이 정지해 있을 때도 냉풍이 멈추지 않는다. 사람에게도 필요한 기능임에 틀림이 없다. 나오키는 이를 "더위에 약한 개가 쾌적하게 지낼수 있다"고 봤다. 또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흡음과 방음소재가 충분히 쓰였다면 청각이 발달한 개도 시끄럽게 느끼지 않는다고 긍정평가했다.
이외 개가 머무리는 뒷좌석 커버의 재질도 언급됐다. 좌석 테두리가 합성피혁으로 돼 있어 털이 잘 붙지 않으며 개가 밖으로 뛰어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목줄도 장착돼 있다고 언급했다.
혼다 셔틀은 미국에서도 출시됐다. 혼다코리아에 문의한 결과 아직 국내 일정은 잡힌 것이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자동차를 구매하면서 개를 데리고 다닐 것도 생각하는 시대가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