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아이가 엄마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건 사람뿐 아니라 대부분 동물에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코끼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따라가는 것'과 '끌려가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사진=더 선 영상 캡처. |
영국 대중지 더 선은 23일(현지 시각) 태국의 한 관광지에서 관광객을 태운 어미 코끼리에 묶여 끌려가다 드러누운 새끼 코끼리 소식을 소개하면서 "굉장히 가슴아픈 일"이라고 전했다.
파타야 농눅빌리지(Nong Nooch Tropical Gardens)에서 촬영된 이 영상은 어미 코끼리 목줄에 밧줄로 묶여 따라가던 새끼 코끼리가 어리광부리듯 바닥에 드러눕는 장면을 담았다.
사진=더 선 영상 캡처. |
새끼 코끼리가 드러눕자 어미는 다독이듯 코로 새끼 코끼리를 쓰다듬는다. 여기에 관광객들까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자 새끼 코끼리는 잠시 앉아 고민하더니 어미 품에 잠깐 안겨있다 다시 걸음을 재촉한다.
어미와 새끼 코끼리 사이에 묶인 밧줄 길이가 짧은 탓에 어미 코끼리는 이리저리 쏘다니는 새끼 코끼리를 밟지 않으려고 엉거주춤 걷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태국 파타야 기온은 섭씨 40도를 웃돌았다.
사진=더 선 영상 캡처. |
영상을 촬영한 관광객은 "새끼 코끼리가 더위에 지쳐 보였다"며 "영상에 담긴 코끼리 말고도 많은 새끼 코끼리가 관광객을 태운 어미 코끼리에 묶여 강제로 끌려갔다"고 말했다.
농눅빌리지 대변인은 새끼 코끼리가 학대받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코끼리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수의사가 치료하고 돌본다"며 "이곳에 있는 모든 코끼리는 건강하다"고 해명했다.
사진=더 선 영상 캡처. |
하지만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답변과 이곳 코끼리들이 자유롭고 행복하게 지내는가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영상에서 어미 코끼리에 묶여 강제로 걷던 새끼 코끼리가 몇 년 후에는 자기가 낳은 새끼 코끼리와 묶인 채 직접 관광객을 태우고 다닐 게 뻔하기 때문이다.
태국에서 코끼리는 고귀한 존재로 여겨져 왔으나 관광상품으로 개발되면서 현재는 돈벌이 수단으로 그 위상이 크게 떨어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에는 푸켓의 한 동물원에서 새끼 코끼리 '덤보'는 쇼 도중 뒷다리가 부러졌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