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5월은 계절의 여왕이고, 봄을 대표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아마 많은 반려인들께서 반려견과 함께 꽃놀이와 하이킹 같은 야외 활동을 하실 것 같은데요.
사람 뿐만 아니라 반려견도 꽃가루 알러지(Pollen Allergy)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알러지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특정한 항원에 대해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켜 나타나는 증상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꽃가루 알러지가 있는 "사람"은 공기 중에 날아다니는 꽃가루와 접촉하게 되면 피부가 가렵고 두드러기가 나거나, 얼굴이나 눈이 붓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사람의 꽃가루 알러지 증상 중 가장 흔한 것은 꽃가루와 접촉한 뒤 재채기나 콧물이 계속 나는 (호흡기)증상인데요.
"반려견"의 꽃가루 알러지 역시 반려견의 면역체계가 꽃가루에 대해 면역반응을 보이는 기전 자체는 똑같지만, 사람과는 주로 나타나는 증상이 좀 다릅니다.
점막에 꽃가루가 접촉하면 면역세포로부터 히스타민이라는 성분이 방출되어 금세 일련의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과 달리, 강아지의 경우 꽃가루와 접촉하게 되면 가려움증, 발진 등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피부질환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경기도수의사회와 진단검사 의뢰기관이 내놓은 <흡인성 알러젠 발생 빈도표>에서도, 최근 1년간 반려동물 혈청에 존재하는 특이 IgE(감작항체) 항체가들 가운데 삼나무 항원의 발생빈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죠.
경기도수의사회, 출처 : 팝애니랩 |
물론 피부 알러지는 여러 원인으로 인해 복합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에 이 결과 만을 가지고 '반려동물 알러지는 대부분 꽃가루 때문이다' 라고 단정지을 순 없습니다. 하지만 알러지 증상을 보이는 국내 반려견 가운데 의외로 많은 숫자가 꽃가루에 대한 알러지를 갖고 있음이 드러난 셈입니다.
만약 반려견이 피부 알러지를 가지고 있다면, 봄철에는 꽃가루가 날리는 낮 시간대보다는 이른 아침이나 저녁 늦은 시간에 산책을 하고, 외출 후에는 젖은 수건으로 피부에 남아있을 수 있는 꽃가루를 닦아주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 수의사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필요한 검사와 처치를 받아야 함은 물론이겠지요.
저번 달 까지만 해도 추운 일상 속 조금씩 따뜻한 날이 많아지더니 설레는 봄이 왔다는 느낌이었는데, 월말 서울에는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순식간에 여름 날씨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6월까지는 소나무와 참나무 등의 꽃가루로부터 완전히 안심할 시기는 아니니, 피부가 민감한 아이들을 돌보는 반려인들께서는 꽃가루에도 유의하셔서 봄을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양이삭 수의사(yes97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