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수의사협회..비싼 가격이 한계
[노트펫] 영국 수의사협회(BVA)는 곤충으로 만든 반려동물 식품이 프라임 등급 스테이크보다 더 반려동물에게 좋은 음식이라고 강조했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려동물 주인들이 거부감을 가질 수 있지만, 곤충 단백질은 기존 식품에 비해 더 친환경적인 대안식품이라고 수의사들은 설명했다. 물, 토양, 연료 등을 고갈시키지 않고 찾을 수 있는 식재료란 설명이다.
사이먼 도허티 BVA 회장은 “반려동물을 위한 곤충 단백질 사용에 정말 흥미로운 미래가 있다”며 “우리가 반려동물 식단에 사용하는 영양성분에 곤충이 대체 자원을 공급해줄 굉장한 기회”라고 밝혔다.
이미 물고기 양식장이나 양계 농장에서 광범위하게 곤충을 사료로 쓴다. 또 영국 반려동물 식품업체는 이미 곤충 단백질 비중을 40%까지 높인 사료를 판매하고 있다. 꽤 많은 반려동물 주인들이 곤충 사료를 수용할 것이라고 답한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세계 최대 곤충 농장이자 네덜란드 기업인 프로틱스(Protix)는 곤충 단백질 1㎏을 생산하는 데 소고기에 비해 토지의 2%, 물의 4% 밖에 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곤충 1톤을 키우는 데 2주 밖에 걸리지 않고, 공간도 20평방마일(51.8㎢) 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곤충 농사에 비료나 농약도 필요 없고, 탄소 배출량도 현저히 적다. 게다가 유충의 배설물은 좋은 비료다.
또 도허티 회장은 고기, 생선, 곤충 등에서 섭취할 수 있는 필수 아미노산 ‘타우린’이 고양이에게 없으면 안 되는 영양소이기 때문에, 채식주의자 집사들에게 곤충 사료가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곤충을 죽이긴 하지만, 일부 채식주의자들은 소나 닭을 죽이는 것보다 더 마음에 들어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곤충 사료업체 요라(Yora)의 윌 비셋 대변인은 “나와 같은 채식주의자라면 개와 고양이가 고기 식단을 먹어야만 한다는지식과 당신의 원칙 사이에서 싸워야만 한다”며 “내 반려견에게 곤충 단백질을 먹여서 영양과 채식주의의 간극을 이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맛도 괜찮은 것으로 보인다. BBC가 공원에서 비과학적이지만 간단한 시장조사를 했는데, 많은 반려견들이 곤충 사료에 강한 식욕을 보였다. BBC 과학부서에서 키우는 래브라도 리트리버 ‘스크위프’는 반려견용 곤충 간식을 맛보고, 만족스럽다는 시식 후기를 남겼다고 한다.
문제는 가격이다. 현재 영국에서 판매되는 곤충 사료의 가격은 고급 사료보다 더 비싸다. 저가 사료와 비교하면 4배 더 비싼 곤충 사료도 있다고 한다. 요라는 곤충 농장 설계와 건축에 많은 자본이 들고, 시장과 기술도 초기 단계인 데다 생산량이 적은 탓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