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PCA 구조 후 동물병원에서 치료받은 유기견 월터(에릭). |
[노트펫] 영국에서 거리에서 유리와 건전지까지 먹을 정도로 굶주린 개가 죽기 직전에 구조돼, 기적적으로 기사회생했다고 영국 일간지 메트로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는 불독 믹스견 ‘에릭’을 “살아있는 개들 중에서 세계에서 가장 마른 개”라고 표현했다. 니나 스몰 조사관은 영국 잉글랜드 랭커셔 애크링턴 마을에서 죽어가는 에릭을 구조해, 급히 동물병원에 데려갔다. 에릭은 동물병원에 도착할 때쯤 정신을 잃을 정도로 위중한 상태였다.
수의사가 에릭에게 응급 처치를 하고, 피부병을 치료했다. 또 체온을 유지할 수 없는 에릭을 위해 보온 비닐에 솜, 담요까지 덮어줬다. 그리고 비참한 과거를 잊고 살라고 이름도 에릭에서 ‘월터’로 바꿨다.
스몰 조사관은 “월터는 내가 본 살아있는 개들 중에서 가장 마른 개”라며 “몸에 있는 모든 뼈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구조 당시 월터의 발톱은 길게 자랐고, 온몸이 배설물로 뒤덮여 악취가 났다.
월터는 위탁가정에서 헌신적인 돌봄을 받은 덕분에 체중을 20㎏까지 회복했다. |
게다가 월터의 배설물에서 유리, 건전지, 금속 조각 등이 나왔다. 배고픈 월터가 배를 채울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심지어 유리와 금속까지 삼켰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다. 특히 금속 조각은 50펜스 동전 크기였다고 한다.
월터는 5개월 뒤 건강을 회복해, 월터의 체중은 20㎏으로 늘었다. RSPCA 랭커서 이스트 지부 대변인은 “월터가 죽음의 문턱까지 갔지만 이제 건강의 표본이 됐다”며 “위탁 가족의 헌신과 돌봄 덕분에 월터가 위탁가정에서 놀라운 회복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RSPCA는 다행히 월터가 다정하고 다른 개들과 잘 어울려 노는 등 밝은 녀석이어서, 사회화를 비롯한 기본 훈련을 받으면 곧 입양 보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월터는 활기 넘치는 성격이라 성인만 있는 가정이나 어린 아이보다 청소년 자녀를 둔 가정에 더 적합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