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100만 마리에 가까운 영국 반려견들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지 메트로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반려동물 케어서비스업체 로버닷컴(Rover.com)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개 행동심리 전문가들은 대략 개 10마리 중 1마리 꼴로 우울증, 불안, 공황 발작 등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추정했다. 영국 전체로 따지면 약 94만5000마리에 달하는 수치다.
그러나 견주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영국 견주들의 절반은 반려견이 정신질환으로 고통 받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개 조련사 겸 행동심리 전문가 루이즈 글레이즈브룩은 “반려견들의 정신건강 쟁점은 매우 현실적인 문제”라며 “영국 전역에서 반려견들이 다양한 정신장애를 겪고 있고, 주로 우울증과 불안”이라고 밝혔다.
글레이즈브룩은 “이것이 반려견이 생각하고, 느끼고, 반응하는 방식에 정말 영향을 미친다”며 “하지만 영국인 5명 중 1명(20%)은 반려견들이 관심을 끌려고 버릇없이 군다고 단순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이 연구가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정신적 외상(trauma)을 겪는 개들은 균형을 찾으려고 분투하면서 변화하게 되고, 그것이 정신건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글레이즈브룩은 “견주가 반려견이 말을 안 듣는다고 믿기보다 원인을 이해하는 것이 항상 중요하다”며 “내 최고의 조언은 한결같은 일과를 유지하라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즉 반려견들은 예측할 수 있는 일상에 목마르기 때문에 규칙적인 일과를 통해 반려견들이 안정될 수 있다는 것. 글레이즈브룩은 “개들은 사회적 동물이라 친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반려견을 너무 오래 또는 너무 자주 홀로 둬선 안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한 번에 4시간 이상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려견 정신질환의 원인은 너무 많이 홀로 남겨진다는 것, 옛주인의 학대, 주인이나 친구의 죽음이나 이별, 큰 소음 등이다. 운동 부족, 일과나 일상의 변화, 말투, 주인과 함께 나가지 못할 때, 주인이 충분히 쓰다듬어주지 않을 때, 산책 못 갈 때 등도 원인으로 들어간다.
물론 견주도 미안하다. 영국 견주 3분의 2는 반려견을 두고 집을 나갈 때 죄책감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한 번에 7시간까지 반려견을 홀로 둔다고 답한 견주도 16%나 됐다.
한편 영국 견주의 48%는 반려견을 가장 친한 친구라고 말했고, 3분의 1 넘는 견주들이 가족보다 반려견에게 더 관심을 갖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