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해안가에서 포착된 남방긴수염고래 어미와 새끼. |
[노트펫] 지구에서 가장 큰 동물 고래의 체중을 어떻게 잴까? 지금까지 해변에 밀려온 죽은 고래 말고 바다 속 고래의 체중을 잴 방법은 없었다.
과학자들이 드론 항공사진의 도움으로 고래 체중을 재는 난제를 풀었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덴마크 오르후스대학교 산하 오르후스고등연구소(AIAS; Aarhus Institute of Advanced Studies), 아르헨티나 남방긴수염고래 헬스 모니터링 프로그램(SRWHMP),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 공동 연구진은 이날 영국 생태학회 학술지 ‘생태학과 진화 방법론(MEE)’에 드론으로 고래 체중 재는 모델 연구를 발표했다.
프레데릭 크리스티얀센 AIAS 조교수는 “고래 무게를 계량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무슨 말인가 하면, 무게를 재려면 고래를 죽여야만 한다는 것으로, 여기서 그것이 우리가 피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연구 목적을 밝혔다.
공동연구진은 연구 대상으로 남방긴수염고래를 선택해, 신체 질량과 부피를 정확히 계산하는 데 성공했다. 남방긴수염고래는 겨울 짝짓기를 위해 아르헨티나 해변에 무리를 이루기 때문에 연구 자료를 얻기 가장 적합한 종이란 설명이다.
연구진은 바다를 헤엄치는 고래들이 숨을 쉬기 위해 바다 위로 뛰어오를 때, 드론으로 항공사진을 촬영했다. 이 사진을 토대로 남방긴수염고래 86마리의 길이, 넓이, 두께 등 치수를 측정했다.
고래의 몸 둘레, 길이, 질량 등을 기록한 고전문헌에서 고래의 표준 체형을 얻어, 이를 토대로 체형을 질량으로 전환했다.
연구진이 재현한 남방긴수염고래 3차원 모델. |
또 연구진은 미국 매사추세츠 대학교와 공동으로 ‘디지털 라이프 프로젝트’를 추진해, 남방긴수염고래의 3차원 컬러 메시(full-colour mesh) 모델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바다 속 고래들을 드론으로 추적 관찰하면, 고래의 생리와 생태를 더 많이 파악하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고래 수 변화와 건강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고래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
크리스티얀센 조교수는 “살아있는 고래로부터 신체 질량을 예측하는 능력은 오랜 시간 동물들의 성장과 변화를 관찰할 기회를 열어준다”고 연구 의미를 설명했다.
(a)고래의 등쪽 항공사진. (b)같은 고래의 측면 사진. (c)같은 고래의 3차원 모델. |
남방큰재갈매기가 고래 새끼를 괴롭히는 것이 고래의 생존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내는 데 이미 이 모델을 사용했다.
SRWHMP의 마리아노 시로니 박사와 마르셀라 우하르트 박사는 “고래의 체중과 상태를 측정하는 것과 함께 어미 고래 옆에서 새끼 고래가 성장하는 것을 개별 추적하는 데 드론을 사용하는 것이 우리 연구의 진정한 돌파구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 모델의 매개변수를 적용하면 다양한 종류의 고래들도 무게를 측정할 수 있다. 지구상 가장 큰 동물인 수염고래과의 고래들도 체중을 잴 수 있게 됐다. 수염고래과에는 체중 3.5t의 꼬마긴수염고래부터 190t의 대왕고래까지 다양한 고래들이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