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 반려동물과의 이별은 그렇게 우리를 찾아온다.
마음의 준비를 해왔기에 괜찮을 것 같지만 막상 그날이 다가오면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보이게 되는데.
이 모습을 보는 반려동물 역시 마음이 쓰여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별은 다가오기에 반려동물들은 우리를 안심시키기 위해 떠나기 전 눈빛과 행동으로 신호를 보낸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무지개다리를 건너기 전 주인의 손을 꼭 잡아준 강아지의 사연이 올라왔다.
"안녕하세요. 밤비예요. 올해로 15살이 됐었어요" |
올해로 15살이 된 강아지 밤비의 보호자 평안 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일을 마치고 늦게 집에 들어왔다.
몸은 피곤했지만 요새 들어 부쩍 기력이 떨어진 밤비와 조금이라도 더 시간을 보내기 위해 거실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 때 평안 씨의 눈에 들어온 건 나갈 때와 똑같아 보이는 양의 물과 밥.
걱정되는 마음에 밤비를 어르고 달래며 손으로 직접 주려고 했지만 녀석은 아예 고개를 돌려버렸다. 숨소리는 평소와 달리 매우 거칠었다.
"장염 말고는 크게 아파본 적 없는 튼튼한 멍멍인데. 나이를 먹으면서 힘이 빠지더라고요." |
그 모습을 본 평안 씨는 '오늘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밤비를 안고 이런저런 말을 다했다.
마음 속에 담아뒀던 말들을 털어놓고 밤비를 내려놓으니 녀석은 빤히 쳐다보더니 자신의 발을 평안 씨의 손 위에 얹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게 밤비의 마지막 인사였던 것 같아요"라고 담담하게 말하는 평안 씨.
다음 날 새벽 밤비는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그래도 가족들이 많이 예뻐해줘서 저는 잘 지냈어요" |
평안 씨의 어머니와 함께 잠을 자던 녀석은 행여나 자신의 모습을 본 엄마가 슬퍼할까봐 걱정됐는지 힘든 와중에도 거실까지 나와 홀로 죽음을 맞이했다.
살면서 크게 아프지도 않고 집 안에 웃음이 끊이지 않도록 만들어줬던 밤비.
그런 아이었기에 평안 씨는 "살면서 이런 강아지를 또 만날 순 없을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했다.
밤비는 2004년 겨울, 비가 주적주적 내리던 날 밤 가족들의 품에 왔다. 밤에 비를 맞으며 데려왔다고 하여 이름이 밤비가 됐단다.
"함께 지낸 시간이 긴 만큼 쌓인 추억이 참 많은데 전 좋았던 것만 기억나요!" |
온순한 성격에 산책과 공놀이를 좋아하던 밤비는 존재만으로도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됐다. 밤비 역시 가족들을 무척 사랑했다고.
언젠가 평안 씨의 어머니가 새벽에 화장실을 가려다 밤비의 오줌을 밟고 넘어져 크게 다친 일이 있었다.
그 때 항상 어머니와 함께 자던 밤비를 거실에 두고 방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했었는데 녀석은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했는지 눈치를 보며 미안해했단다.
"나 먼저 간다고 가족들이 많이 슬퍼하지 않아야 할텐데 걱정이에요" |
이처럼 가족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몸보다 컸던 밤비. 평안 씨는 "밤비를 생각하면 못 해줬던 것들이 떠올라 미안해요"라고 말했다.
화장을 하고 원래 몸집보다 더 가볍고 작아져 버린 밤비를 보며 흐르는 눈물을 애써 감추려 했다는 평안 씨네 가족.
"우리 가족 모두 고마웠어요. 그리고 사랑해요." |
평안 씨는 "밤비야. 15년 동안 잘 살아줘서 너무 고맙고 가족으로 만나서 행복하고 기뻤어"라며 "그동안 수고 많았고 그곳에서 친구들이랑 잘 지내고 있어. 사랑해"라고 못 다한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