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고양이 제이다가 새끼고양이 5마리와 치와와 강아지 라저러스에게 젖을 물리고 있다. |
[노트펫] 엄마가 모성을 느끼지 못할 때, 핏줄은 물론 종(種)까지 따른 엄마가 생긴다면 기적이다. 어미가 버린 치와와 강아지를 제 새끼처럼 품어준 고양이 엄마가 있다고 미국 피플지(誌)가 지난 16일(현지시간) CT인사이더를 인용해 소개했다.
회색 브리티시 쇼트헤어 고양이 ‘제이다’는 새끼고양이 5마리와 함께 흑백 얼룩무늬의 치와와 강아지 ‘라저러스(Lazarus)’를 키우는 엄마다. 강아지의 어미는 살아있지만, 강아지는 태어나자마자 버림 받았다.
라저러스를 받은 셰런 아이센 수의사는 “라저러스가 살아남을 거라고 생각지 못했다”며 “엄마 제이다가 실제로 라저러스의 목숨을 구했다”고 감탄했다.
태어나자마자 어미개에게 버림 받은 강아지 라저러스. |
어미 치와와가 지난 9일 마취 중에 제왕절개로 라저러스를 낳은 탓에, 깨어난 후 라저러스를 새끼로 인식하지 못했다. 젖이 돌지도 않았고, 모성애도 느끼지 못해서, 결국 어미 치와와는 갓 태어난 라저러스를 버렸다.
특히 라저러스는 태어나자마자 숨을 쉬지 않아서, 생사의 갈림길에 서기도 했다. 라저러스는 성경에서 무덤에 묻힌 지 나흘 만에 부활한 ‘나사로(Lazarus)’처럼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기고 살아남아서, 수의사가 그 이름을 지어줬다고 한다.
갖가지 수유 방법을 동원했지만, 소용없었다. 수의사는 “엄마 없고, 모유도 없이 강아지가 생겼다”며 당시 힘들었던 심경을 토로했다.
병약했던 라저러스는 제이다의 젖을 먹고 튼튼하게 자랐다. |
마침 동물병원에 최근 새끼고양이들을 낳은 어미 고양이 제이다가 있었다. 아이센 수의사는 동료들과 상의 끝에 강아지와 새끼고양이가 먹는 젖에 유사성이 있다는 결론을 얻고, 제이다에게 라저러스를 맡기기로 결심했다.
제이다는 새끼고양이 6마리 중 한 마리를 잃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라저러스가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 지켜보기로 했다. 첫 만남에서 제이다는 라저러스를 마치 제 새끼처럼 핥기 시작했고, 수의사는 그 모습을 보고 강아지가 받아들여졌다고 확신했다.
수의사는 “그들이 서로 다른 종이란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며 “새끼고양이들과 라저러스가 함께 자라면서, 그들이 어떻게 교류하는지 보는 것은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라저러스는 새끼고양이들과 함께 제이다의 젖을 빨았고, 많이 자라고 이제 충분히 건강해졌다. 아이센 수의사는 당초 라저러스를 입양 보낼 수 있을 때까지만 돌볼 생각이었지만, 이제는 정이 들어서 정식으로 입양할지 고민 중이라고 한다.
수의사는 “결국 우리는 이 강아지를 살리기 위해 그 모든 일들을 이겨냈다”며 “우리가 그를 떠나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