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셔츠와 검은색 연미복을 멋지게 차려 입은 것같은 우아한 개가 있다. 신대륙인 미국에서 개발된 몇 안되는 펫타입(pet type)의 견종인 보스턴 테리어(Boston Terrier)다. 아직은 우리나라 애견인들에게는 낯선 견종인 보스턴 테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2부작으로 나누어 소개하고자 한다.
2015년 한국, 미국 등 프로야구 리그도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캉스독스라는 애견 블로그를 운영하는 필자는 강아지도 좋아하지만 누구보다도 야구라는 운동경기를 좋아하는 야구팬이기도 하다.
야구라는 운동은 다른 운동에 비해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야구는 1대1의 경기가 아닌 정확히 말하면‘투수-포수 연합’ 대‘외로운 타자’와의 불공정한 싸움이다. 그래서 타자가 10번 나와 3번만 안타를 쳐도 타율 3할의 강타자라고 칭찬하는 것이다. 만약 회사원들이 하는 일의 30%만 성공하는 3할 타율의 회사원이라면 몇개월 안에 쫓겨나고 말 것이다.
개 이야기를 하다가 야구 얘기를 꺼낸 것은 이야기의 주인공인 보스턴 테리어(Boston Terrier) 때문이다. 보스턴 테리어는 이름에서 나타나듯이 보스턴이 고향인 개다.
보스턴은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다아는 명문 보스턴 레드삭스(Boston Red Sox)의 연고 도시다. 우리나라에서는 류현진, 박찬호 선수의 영향으로 메이저리그 팀 중에서 LA 다저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미국 최고 인기 구단은 누가 뭐래도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즈다.
보스턴은 야구 외에도 미국 최고 명문대학인 하버드대학교와 MIT라는 약칭으로 더 익숙한 메사추세츠공대가 있는 교육의 도시이기도 하다. 여하튼 유서 깊고 역사적인 도시임에 틀림없다.
그레이 하운드나 말티즈 같은 역사가 매우 긴 견종들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견종들은 300년 이내에 만들어졌다. 보스턴 테리어도 그런 신생 견종 중 하나다.
보스턴 테리어는 19세기말 보스턴 지역의 브리더들이 만든 견종이다. 역사라고 해야 200여년에 불과하다. 애견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있는 애견가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미국이 원산지인 애견 견종은 별로 없다.
물론 여기서 아메리카 너구리라고 불리는 라쿤을 잡는 라쿤 사냥개들은 빼고 얘기하는 것이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애완견 품종은 유럽과 중국 등에서 나왔다.
일반인들이 아는 미국 원산 애견으로는 아메리칸 코커 스파니엘(American Cocker Spaniel), 아메리칸 아키타, 보스턴 테리어 정도를 생각할 수 있다.
이 개들은 비록 미국이 원산지라고는 하나 원래 영국, 일본에서 미국으로 유입된 개를 가지고 현지에서 개량하여 새로운 견종이 된 것이다. 이들의 오리지널은 잉글리시 코커 스파니엘(영국), 저패니즈 아키타다.
보스턴 테리어는 영국의 국견(國犬)인 잉글리시 불독(Bull Dog)과 불테리어(Bull Terrier)를 교잡시켜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일부 의견으로 두 견종 외에 프렌치 불독(French Bull Dog)과 독일이 고향인 복서(Boxer)의 혈통도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두 마스티프 계열의 개들이다.
보스턴 테리어의 얼굴을 얼핏 보면 잉글리시 불독이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날씬한 다리와 근육질 몸매를 보면 영락없이 불테리어가 연상된다. 그렇지만 보스턴 테리어는 이들 개들의 단점을 완벽히 보정한 새로운 개다.
보스턴 테리어는 불독의 쭈글쭈글한 얼굴 주름을 거의 없앴고, 불테리어의 터질 것같이 탱글탱글하던 근육도 자연스런 수준으로 완화시킨 상태다. 보스턴 테리어는 업그레이드 견종이라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