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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마음이 상할까 하여 혹은 낯설어서 친하지 않은 이에게 부탁하는 것을 어렵게 느끼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이건 반려동물들 사이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집사인 성미 씨와 가족이 된지 얼마 안 된 강아지 '띠오'는 먼저 자리를 잡고 있던 냥이 '일오'와 '구오'를 조금 어렵게 생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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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힝구. 이때만 해도 냥이들이 어색했다구요.." |
아침 일찍 눈을 뜬 띠오는 거실로 나가고 싶어 방문 앞에 섰다. 하지만 그곳에는 둘째 냥이 일오가 자리를 잡고 있었고 띠오는 큰 고민에 빠졌다.
나가고는 싶은데 비키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한참을 고민하던 띠오는 일오와 눈치게임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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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한 표정으로 문을 지키는 일오와 눈치를 보는 띠오. |
빤히 쳐다보다가 잠깐 한눈을 판 사이 문 밖으로 나가려던 띠오는 바로 걸려서 그 자리에 멈춰서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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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하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
마음처럼 쉽지 않은 눈치게임에 띠오는 낑낑거리기도 하고 일오와 성미 씨를 번갈아 쳐다보며 나가고 싶다는 것을 어필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지기 냥이 일오는 털끝하나 움직이지 않고. 결국 띠오는 시선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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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엥.. 못 나가겠어요.." |
[성미 씨 :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는데 한참 저러다가 결국은 나가는데 성공했어요. 아직 일오와 띠오가 서먹할 때라 비켜달라고 말하기 어려웠나봐요.]
매일 눈치를 볼 정도로 서먹하더니 지금은 많이 편해졌는지 띠오가 일오와 구오 뒤를 졸졸 쫓아다닌다고 한다. 물론 고양이들은 귀찮아하지만.
얼마나 냥이들이 좋았으면 띠오는 일오와 구오가 고양이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그대로 이용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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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많이 친해졌띠오!" |
[성미 씨 : 처음에 그 모습을 보고 너무 신기했어요. 지금은 고양이들이 불편해할 것 같아 배변 훈련 중이에요.]
띠오는 성미 씨가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데려온 아이다.
원래는 다른 강아지를 보고 방문을 했는데 그 아이는 품종견에 작고 어려 분양을 희망하는 분들이 많았다고.
그런 성미 씨의 눈에 들어온 것은 철장 안을 가득 채운 20~30마리의 다른 강아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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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생겨서 너무 좋아요~" |
그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었던 띠오. 얌전하게 성미 씨를 쳐다보고 있는 모습에 계속 눈길이 가 데려오게 됐단다.
[성미 씨 : 얼마나 얌전한지 데려오고 3일 간 소리를 안내서 성대 수술을 했나 걱정을 했어요. 다행히 아니더라고요.]
띠오는 몸속에 칩이 있음에도 인식이 되지 않아 3개월 넘게 보호소에 있었다고 한다.
앉아, 손도 할 줄 아는 것을 보면 전 주인이 훈련도 시켰던 것 같은데 찾으러 오지 않은 것을 보면 유기인가 싶기도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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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 거예요!" |
[성미 씨 : 한 번 주인을 잃은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띠오는 사람 옆에 딱 붙어 있으려고 해요. 그래서 혼자 자고 쉬는 법을 훈련하고 있어요.]
그렇게 성미 씨의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새로운 집에 적응을 하게 된 띠오는 밥도 잘 먹고 공을 던져주면 물어오는 발랄한 멍멍이로 자라고 있단다.
[성미 씨 : 생각보다 지자체에서 유기견 입양에 따른 혜택을 많이 주더라고요. 진료비 할인이나 병원비 지원 같은. 덕분에 부담이 덜 했어요.]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 일오와 구오 역시 특별한 사연으로 한 가족이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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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오의 롤모델이 된 첫째 구오와 둘째 일오. |
성미 씨의 첫 반려묘인 구오는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아이란다.
고양이를 입양하려고 알아보던 중 만나게 된 구오가 계속 눈에 밟혔던 성미 씨는 결국 품게 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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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어디서나 느긋해보이는 첫째 구오. |
[성미 씨 : 시끄러운 소리가 안 들려서 그런지 잠도 잘 자고 스트레스도 적은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귀가 안 들리는 게 좋은 쪽으로 작용한 것 같아요.]
구오가 캣초딩 시절 머리부터 발끝까지 깨무는 바람에 3개월 간 잠을 제대로 못 잤다는 성미 씨.
깨물던 버릇은 일오가 오면서 완전히 없어졌다고 한다. 지금은 3살이 넘어서 그런지 제법 의젓하게 첫째 노릇을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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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냥이들. |
중고 거래 사이트에 물건을 사러 들어갔다가 일오를 판매하는 글을 본 성미 씨는 그냥 둘 수 없어 둘째 입양을 결심하게 됐단다.
[성미 씨 : 처음에 데려오고 냄새가 너무 심하게 나서 목욕을 시켰는데 씻기고 씻겨도 계속 구정물이 나와 당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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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던해서 두루두루 잘 지내는 성격 좋은 일오. |
이렇게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가족이 된 아이들은 현재 무던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한다.
잠을 자는 것도 애교를 부리는 것도 성미 씨 옆에서 하는 것을 더 좋아하다 보니 함께 사는 여동생이 매일 왕따 당하는 기분이 든다고 할 정도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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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의 일상이 궁금하다면 '@lovely_oh.oh.oh(클릭)'로 오띠오!" |
성미 씨는 "구오, 일오, 띠오. 엄마한테 와줘서 너무너무 고마워"라며 "우리 잘 먹고 잘 살자"라고 따뜻한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