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자선 경주대회에 무작정 뛰어든 개 맥스. 대회 주자 찰스 에이커스는 맥스와 함께 10마일을 달렸다. |
[노트펫] 맹견이란 이유로 주인들이 번번이 포기한 핏불 테리어가 마라톤대회 주자들과 24㎞를 뛴 끝에 주자들의 도움으로 철인 3종 경기 선수를 주인으로 맞이했다고 미국 동물전문매체 더 도도가 지난 6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州) 던 시(市) 거리를 떠돌던 핏불 테리어 믹스견 ‘맥스’는 지난해 12월 12일 길을 달리는 사람들을 보고 재미있겠다 싶어 따라 뛰기 시작했다.
이들은 연말연시 자선 마라톤 대회 주자들이었다. 대회 참가자인 찰스 에이커스는 “맥스는 사람들을 보고 흥분해서 뛰어오르고 함께 달렸다”며 “우리는 누군가의 반려견이라고 짐작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맥스가 주자들과 함께 15마일(약 24㎞)을 달린 끝에 사람들은 맥스가 주인 없는 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맥스는 왕성한 체력을 자랑하며 10마일을 에이커스와 함께 뛰었고, 5마일은 다른 사람들과 같이 달렸다. 그만큼 맥스는 사람과 달리기를 좋아했다.
트럭 뒤에 올라간 맥스. 에이커스는 결승선을 지나서야 맥스가 주인 없는 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
결승선에 도착한 에이커스는 트럭 뒤에 올라탄 맥스를 봤다. 맥스는 흥분해서 트럭 밖으로 뛰어내렸다. 여전히 맥스 주위에 주인은 없었다. 에이커스는 맥스 곁을 지키면서, 맥스가 기본 명령어를 아는, 훈련받은 개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결국 에이커스와 마라톤 주자들은 맥스를 구조하기로 결정했다. 에이커스는 아내에게 연락했고, 그의 아내가 맥스를 동물병원에 데려가서 마이크로칩 스캔을 받게 했다.
맥스는 주인 있는 개였지만, 맥스의 주인은 전화 통화로 맥스를 동물보호소에 데려가라고 말해 참가자들을 실망시켰다. 애견인인 에이커스 부부는 이미 반려견 3마리와 고양이 1마리를 돌보고 있어서, 맥스를 입양할 처지가 못 됐다.
결국 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은 1살 유기견 맥스의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올리고, 맥스의 주인 찾아주기에 나섰다. 그동안 맥스를 웨이크 카운티 동물센터에 맡기기로 했다.
웨이크 카운티 동물센터의 단골손님이었던 1살 유기견 맥스. |
그리고 맥스가 웨이크 카운티 동물센터의 단골손님이란 사실이 드러났다. 이 동물센터의 제니퍼 페데리코 수의사는 “(지난해) 5월 원래 주인이 이사 때문에 맥스를 포기했다”며 “맥스는 6월에 입양됐다”고 밝혔다.
동물센터는 지난해 6월에 입양한 새 주인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질 않았다. 결국 맥스는 다시 입양 절차를 밟기로 했다.
웨이크 카운티 동물센터는 맥스를 위해서 새 주인을 더욱 신중하게 찾았다. 대회 주자들도 달리기를 취미로 가진 가족에게 적합할 것이라고 귀띔해줬다.
그리고 동물센터는 소셜 미디어의 도움으로 마침내 딱 맞는 주인을 찾아냈다. 반려견을 하늘로 보낸 채드 더피 가족이었다. 더피 가족도 새 반려견 후보들을 신중하게 탐색하고 있었다.
채드 더피의 아내와 딸은 맥스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
더피 부부는 트라이애슬론(수영, 사이클, 마라톤 등을 겨루는 철인 3종 경기) 선수로, 함께 뛸 수 있는 반려견을 찾고 있었다. 부부는 맥스에 관한 포스팅을 접하고, 맥스를 찾아갔다.
채드 더피는 “우리는 페이스북 포스팅 뒤에 맥스가 입양됐을 거라고 짐작돼, 맥스가 아직까지 보호소에 있을 거라고 생각지 못했다”며 “아내와 딸은 눈물을 흘렸고, 우리는 맥스 없이 걸어 나올 수 없었다”고 말했다.
철인 3종 경기 선수인 채드 더피는 이제 맥스와 함께 매일 달린다. |
맥스는 이제 더피 가족과 함께 매일 달린다. 하루에 6마일(9.7㎞)까지 달릴 때도 있다. 채드는 맥스와 함께 달리기 동호회에도 가입했다.
채드는 “나는 2주 전에 맥스를 달리기 동호회에 데려갔고, 맥스는 나와 함께 잘 달렸다”며 “다정한 맥스는 사람들을 좋아해서, 누구든 맥스와 친한 친구가 된다”고 기뻐했다.
맥스의 입양 소식에 에이커스와 페데리코 박사도 기뻐했다. 에이커스는 “우리도 맥스와 같은 핏불을 키우는데, 핏불에 관한 오명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핏불은 좋은 가족이 필요한, 충성스럽고 사랑스러운 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