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딩턴 마을의 왕으로 군림한 고양이 윌버. |
[노트펫] 영국 부동산개발회사가 새로 들어설 주택단지에 동네 왕으로 군림하는 인기 고양이의 이름을 붙인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지난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얼룩고양이 ‘윌버’는 영국 잉글랜드 노팅엄셔 카운티 러딩턴 마을에서 스타 고양이다. 지난해 주민들이 윌버의 10살 생일파티를 열어줄 정도로 인기가 많아서, ‘러딩턴 마을의 왕’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자선 달력 모델로 선 데다, 윌버의 페이스북 페이지가 생겼다.
윌버는 화제를 몰고 다니는 고양이지만, 최근 타의로 다시 화제가 됐다. 부동산개발회사 애번트 홈스는 러딩턴 마을에 새로 지을 주택단지에 윌버의 이름을 붙여서, ‘윌버 체이스’라고 명명했다.
동네 주민들은 주민 캐시 애플비의 집에서 가출한 고양이 윌버를 사랑해서, 주민들이 함께 윌버를 기르고 있다. |
애번트 홈스는 주택단지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윌버의 이야기를 접해, 윌버에게 찬사를 바치는 뜻에서 “적합한 이름”을 지었다고 자평했다.
애번트 홈스 대변인은 “우리는 주택단지가 완공됐을 때, 윌버가 주택단지를 돌아다닐 날이 오길 학수고대한다”며 “윌버의 유명한 모험 덕분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주택단지에 방문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자신의 생일파티에도 참석하길 거부한 고양이 윌버는 이 소식에 무심할 뿐이다. ‘피닉스 플라워스’ 꽃집을 운영하는 플로리스트 샐리 비어즈는 “그 회사가 그렇게 할 생각을 했다니 상당히 멋지다”며 “윌버는 꽤 무덤덤해서, 눈썹을 치켜 올릴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드 라이온’ 호프집 주인 칼 뱀포드도 “윌버가 인정받았다니 멋지지만, 윌버가 주목을 끌길 바란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윌버 이름 사용료로 윌버의 밥값을 냈으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스퍼스 카페의 제과제빵사 마크 불이 지난해 7월 윌버의 10살 생일파티를 위해서 윌버 케이크를 구웠다. |
윌버 체이스 주택단지는 지난주 개발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주민들의 주택단지 개발 반대 여론이 있어서, 애번트 홈스가 반대 여론을 무마하려고 주민들이 사랑하는 고양이 윌버를 이용했다는 시선도 있다.
주민 수 엔라이트는 “우리만의 윌버 이름을 따서 원치 않는 주택단지 이름을 지었다니, 우리 등에 칼을 꽂는 것 같다고 안부를 전한다”며 “완전히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윌버는 원래 주민 캐시 애플비의 고양이로, 애플비가 새끼고양이들을 집에 들인 데 분개해 5년 전 집을 나가 동네를 어슬렁거리면서 동네 주민들의 고양이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