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지퍼가 벽지를 할퀴어서 벽지 아래 벽화 일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왼쪽 사진) 벽지를 완전히 제거하자 나무 벽화가 나타났다. (오른쪽 사진) |
[노트펫] 고양이가 벽지를 할퀴어서 뜯어낸 덕분에 집사가 벽지 아래 숨어있던 벽화를 찾아냈다고 미국 CNN 방송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애리조나 주(州) 카사그랜드 시(市)에 사는 집사 시제이 잭맨은 고양이 ‘지퍼’가 객실 벽지를 할퀼 때만 해도 지퍼의 깊은 뜻을 모르고, 버릇없는 고양이라고 타박했다.
그러나 지퍼는 계획이 다 있는 고양이였다. 지퍼가 뜯어낸 벽지 아래 정교한 벽화 일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깜짝 놀란 잭맨이 지퍼를 도와 벽지를 뜯어내자, 나무 한 그루가 한쪽 벽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화가 조디 베일스가 아기 릴리의 침실을 장식하기 위해 벽화를 그렸는데, 현재 집주인인 시제이 잭맨은 그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
잭맨은 2년째 이 집에서 살았지만, 객실 벽지 아래 벽화가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그녀는 15분 거리에 사는 아들에게 벽화 사진을 보내고, 벽지를 뜯어내는 작업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잭맨은 “나는 나머지 벽화가 어떻게 생겼는지 너무 궁금했다”며 “지퍼가 (벽지 뜯는) 재미를 다 누릴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벽지를 다 벗겨내는 데 한 주 가까이 걸렸지만, 보람이 있었다. 벽지를 모두 걷어내자 도원경이 펼쳐졌다. 강에 누운 거대한 불상, 돌산 앞에 늘어선 탑들, 거북, 색색의 구름으로 벽 4면이 가득 찼다.
잭맨은 “그것은 무릉도원(Shangri-La) 같았다”며 “물속에 거대한 불상이 있고 매우 평화로워 보였기 때문에, 분명히 힌두교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짐작했다.
고양이 지퍼(오른쪽 아래 사진)의 큰 그림을 이제야 이해한 집사 시제이 잭맨. |
잭맨의 아들 개럿 잭맨은 “지퍼는 여전히 아주 엉뚱하고 활기 넘치는 새끼고양이”라며 “우리가 토요일까지 벽지를 뜯어낼 동안 지퍼는 방 안에 앉아서 우리를 구경하고 있어서 아주 웃겼다”고 귀띔했다.
지퍼의 큰 그림을 깨달은 집사는 벽화를 찾아준 고양이 지퍼에게 간식을 상으로 줬다고 한다.
개럿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벽화를 그린 예술가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고 도움을 청했다. 그리고 조디 베일스가 자신이 벽화를 그렸다고 잭맨 모자에게 연락해왔다. 릴리라는 아기를 위해서 침실 벽화를 그렸다고 한다.
잭맨은 전에 살던 집 주인이 벽화 위에 페인트칠을 하지 않고 벽지를 바른 것이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그녀는 “나는 그 벽지를 좋아했지만, 이 벽화가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누리꾼은 침실 벽화가 보존되길 바랐고, 잭맨도 벽지로 덮지 않고 벽화를 그대로 두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