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키우고 있는 혹은 키우던 동물과 교감할 수 있다고 하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줄여서 애커라고 부르기도 한다)가 사기 행각으로 변질돼 가고 있다.
SBS는 지난 3일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들이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된 사건을 보도했다. SBS 방송 캡처 |
SBS는 지난 3일 보호자들이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27명을 최근 사기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김 모씨는 반려견이 죽은 뒤 쓸쓸한 마음에 영혼 교감을 해 준다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찾았다.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는 사진을 보고 반려견이 생전 이런저런 병을 앓았다고 했지만 사실과 맞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사람까지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도 존재한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국내에서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주목받게 된 계기는 2009년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로 유명세를 떨친 하이디의 방송 출연이다.
하이디는 경찰로 일하다가 동물이 자신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TV동물농장의 진행자 신동엽도 올초 700회 특집 즈음에 하이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하이디 덕분에 앞으로 애니멀 커뮤니케이터가 되겠다는 꿈을 갖는 이들도 생겨 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의 행태를 보자면 점쟁이를 닮아 있다. 전화통화나 사진 한 장 만으로도 동물의 상태를 알아 맞히고, 여기서 더 나아가 죽은 동물을 불러 내기까지 하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무당이라고 부르는 이들을 찾을때 상황이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태에서 찾기 마련이다. 이런 경우 업의 무게를 아는 무당이라면 별 수가 없음을 이야기 해준다.
그러나 이를 악용해 오히려 굿을 하라든지 신내림을 받으라든지 해서 더 피폐하게 만드는 경우도 상당하다. 이것이 무당이 사회적 지탄과 천대를 받는 이유다.
반려동물과 도저히 의사소통이 안되고, 혹은 죽은 동물이 너무나 그립다 하더라도 사진 한 장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말하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라면 사이비 무당의 반려동물 버전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