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와 사자 등 다른 5마리도 마른 기침..동물원 직원에 감염 추정
미국 내 동물 감염 첫 사례..사람에게로 전파 증거는 없어
미국 뉴욕 브롱크스동물원의 말레이시아 호랑이. 사진 : 야생동물보호협회(WCS) |
[노트펫]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가장 심각한 뉴욕주에서 사람에 이어 동물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등장했다.
뉴욕 브롱크스동물원을 운영하는 야생동물보호협회(WCS)는 지난 5일(현지 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동물원에 살고 있는 4살 암컷 말레이시아 호랑이 나디아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동물 가운데에서 홍콩 확진자들의 반려견 2마리와, 벨기에와 홍콩 확진자가 키우던 반려묘 즉 집고양이 2마리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 동물원 내 동물이 감염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나디아는 이들을 돌보던 동물원 직원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브롱크스 동물원은 지난달 16일 문을 닫았으며 나디아는 지난달 27일 증상이 발현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미국 농무부 산하 국립 수의서비스연구소(National Veterinary Services Laboratory)에서 검사가 진행됐다.
나디아 외에 자매 호랑이 아줄과 아무르 호랑이 2마리, 그리고 아프리카 사자 3마리 역시 마른 기침과 함께 식욕부진 증상을 보이고 있어 브롱크스 동물원 내 코로나19 양성 판정 동물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다만 WCS는 이들 호랑와 사자들이 회복할 것으로 보이며 동물원에 살고 있는 눈표범과 치타, 구름표범, 아무르 표범, 퓨마와 야생고양이인 서발은 어떠한 증상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중국 연구진은 사람과 가까이 지내는 동물 즉, 개, 고양이, 페럿, 돼지, 닭, 오리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감수성(감염가능성)과 같은 종 사이에서 전파가능성에 대해 실험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다른 동물들의 경우 코로나19를 실험적으로 감염시키더라도 바이러스 자체가 체내에서 거의 증식하지 않지만 고양이와 페럿의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증식하며 호흡기 비말을 통해 고양이 사이에서 전염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고양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됐다. 이번 브롱크스 동물원 사례로 고양이 뿐 아니라 고양잇과 동물에서도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나타난 셈이다.
한편 코로나19가 사람에게서 동물로 전파된 사례는 나타나고 있지만 동물로부터 사람으로 코로나19가 전파된다는 증거는 여전히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WCS 역시 "동물이 코로나19를 사람에게 전파시킨다는 증거는 없다"며 "개와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포함하여 동물에 의해 미국에서 COVID-19에 감염된 사람도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