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 길고양이 죽인 20대에 벌금 300만원..실형 선고 흐름과 배치
주인 없어 동물보호법만 적용..검찰 "똑같은 죽음..무거운 처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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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동물보호법 위반 만으로 설마 실형을 살겠어?'
주인 없는 길고양이를 잔혹하게 죽인 20대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주인이 있는 고양이들을 죽인 동물학대범들에게 실형이 선고된 것과 대조적이다.
수원지법은(형사4단독 김두홍 판사)는 7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9)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18일 오후 경기 수원시 소재 경기대학교 식당 근처에서 길고양이의 목덜미를 잡아 목을 조르고 땅에 내리쳐 죽인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 2월 있었던 결심공판에서 징역 10월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벌금형을 선고했다. 지난해 10월 경의선 숲길 고양이 살해 사건 판결을 시작으로 나타난 실형 선고 흐름과는 다른 판결이다.
경의선 숲길 고양이 자두 사건은 징역 6개월이 선고됐고, 2월 이어진 2심에서도 형량이 그대로 유지됐다. 올 1월 경기도 화성 고양이 살해 사건 재판과 서울 마포구 주택가 반려견 살해 사건 재판에서도 각각 징역 4개월과 징역 8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동물 학대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결과였다.
주인이 있고 없고의 차이였다. 이번 재판은 이전 3개의 사건과는 달리 재물손괴죄 없이 동물보호법 위반 만이 다뤄졌다. 죽음을 당한 고양이가 주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길고양이여서다.
김두홍 판사는 "피고인은 단지 고양이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는 이유로 조경석 위에 앉아 밥을 먹던 고양이를 잔혹한 방법으로 죽여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아무런 전과 없는 초범인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동물보호법 위반 만으로는 강력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신호를 동물학대자들에게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만한 대목이다.
검찰은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할 방침이다. 고양이가 결국 죽임을 당했다는 측면에서 벌금형 보다 무거운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동물학대 행위에 대해 징역 2년 이하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의 처벌을 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법개정에 따라 내년초부터는 징역 3년 이하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 수준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