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코로나19 유행에 개인 위생이 더더욱 강조되고 있다. 사람만 위생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동물들은 어떤 위생 습관을 갖고 있을까.
서울대공원(원장 송천헌)이 동물원 동물들 가운데 깨끗한 습성을 가진 동물들의 위생관리법을 지난 10일 소개했다.
"난 깨끗한 물에 살아" 수달
수달은 천연기념물 330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물고기를 좋아하는 동물이다. 수달은 특히 신선한 물고기를 잘 보고 잡을 수 있을 정도로 맑고 깨끗한 물을 좋아하며 물가의 돌틈이나 나무뿌리 사이의 공간, 다른 동물이 사용하던 굴에 산다.
수달은 깨끗한 물에서만 살기 때문에 수생태계의 건강도를 측정하는 척도로 쓰이기도 한다. 또 화장실을 정해두고 따로 쓰는 등 청결한 습성을 가진 동물로 이름이 나있다.
목욕이 제일 좋은 돼지
개보다 지능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진 돼재. 돼지는 진흙 목욕 매니아다. 돼지는 사람이 물로 씻는 목욕을 하듯이 진흙을 몸에 묻혀 목욕을 하는데 진흙이 말라 떨어질 때 진드기나 세균이 같이 떨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더 깨끗한 피모를 유지할 수 있다.
돼지는 심지어 똥을 싫어하지만 목욕을 하지 않으면 변을 묻히는 것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서 똥을 몸에 발라 말려 세균을 떨어트릴 정도다.
돼지가 목욕을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단다. 돼지는 땀샘이 코와 항문 주위에만 있어 체온 조절을 위해 물이 필요하다. 물이 없는 경우 똥을 몸에 발라 체온을 떨어뜨린다. 이런 행동이 돼지를 더 깨끗하게 유지하도록 한다.
야생 멧돼지들은 밥먹는 곳과 화장실을 1km식이나 떨어뜨려 이용할 정도로 청결하다.
"줄을 서시오!" 공동화장실을 이용하는 라마
라마는 과나코, 알파카 , 비큐나와 같이 낙타과의 라마속 동물에 속한다. 라마는 가축화된 동물로 야생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침을 뱉는 동물로 유명하다. 라마가 침을 뱉는 이유는 서열이 낮은 개체에게 자신의 우월감을 보이는 행동이란다.
또 라마는 사회성이 강한 동물로 수컷 한 마리와 암컷 여러 마리가 함께 무리를 이뤄산다. 그런 가운데 여기저기에 볼일을 보는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공동화장실을 만들어 이용하는 나름의 위생적인 규율을 만들고 지키며 살아간다.
'누가 고양이 아니랄까봐' 진정한 그루밍족, 호랑이·사자
혀로 핥아 털에 묻은 이물질을 제거하는 행동을 일컫는 그루밍은 고양잇과 동물들의 공통된 특성이다. 돌기가 있어 까끌한 혀에 침을 묻혀 몸을 닦거나 앞발, 이빨, 발톱으로 이물질을 긁어내어 몸정리하는 것도 모두 그루밍이다.
그루밍할 때 털 위에 바른 침은 체온조절까지 해주는 효과도 낸다. 서울동물원에 있는 사자와 호랑이도 마찬가지로 그루밍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자나 호랑이나 결국은 고양이다.
게다가 다른 고양잇과 동물들과 달리 물을 좋아하는 호랑이는 수영과 그루밍 모두를 즐기니 깨끗한 털 관리에 탁월하단다.
'누가 여기다 똥쌌냐고!' 똥은 피해서 다니는 코끼리
코끼리의 똥은 크기가 커서 잘 보이지만 잘 보면 코끼리는 똥을 거의 밟지 않고 피해서 다닌다. 고인물보다 흐르는 물을 더 좋아하는 것도 코끼리가 청결한 이유다.
코끼리는 하루에도 모래목욕을 10번씩 하는 등 철저하게 몸관리를 하고 있으며 날이 더울 때는 물과 모래로 더위를 식힌다.
'황토팩은 내 피부의 비결'..자외선 차단과 외부기생충 구제를 한 번에 코뿔소
점점 강해지는 자외선, 봄볕이 가을볕보다 더 강한 요즘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바르는게 도움이 되는데 동물에게도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차단하는 비법이 있다.
그중 사람 피부에도 매우 좋은 머드팩을 즐겨하는 동물이 바로 코뿔소란다. 서울대공원 대동물관의 흰코뿔소는 황토목욕탕에서 자주 황토목욕을 즐긴다.
황토를 몸에 묻혀 자외선을 차단하여 체온을 조절할 수 있고 진드기 등 벌레를 쫓기도 한다. 황토목욕을 자주하는 덕에 붉은색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서울대공원 흰코뿔소는 피부관리를 열심히 할 뿐 원래 밝은 회색에 가깝다.
'적당한 햇볕으로 건강한 피부관리를' 점박이물범
서울동물원 해양관을 관람하다보면 낮에는 바위 위에서 햇볕을 쬐며 털을 관리하는 점박이물범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햇볕에 털을 말리면서 자외선으로 몸을 소독하고 털을 건조시키는 모습이다.
번식기와 털갈이하는 시기가 비슷한데 이때는 더 자주 바위에 올라 몸을 말리는 편이며, 야생에서는 서열이 낮으면 바위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기도 한다. 바위에서 모두 함께 자고 있어도 서로 살을 닿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물범들의 사회적 거리인 셈이다.